▶감옥이란 무엇인가(이백철·박연규 지음, 지식의날개)=평범한 일반인들에게 감옥은 주 관심사가 아니지만 유명 인사와 흉악 범죄의 조명으로 감옥은 꽤 친근(?)해졌다. 그렇다고 감옥, 교도소 존재자체를 잘 알게 된 건 아니다. 철학자와 교정학자가 함께 쓴 이 책은 사법체계의 마지막 사건이 종료된 이후 정해진 형기를 음지에서 집행하는 기관인 교도소는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대담으로 풀어냈다. 감옥의 탄생과 형벌, 우리나라 옛 감옥, 교도소의 역할, 미국과 북유럽의 교도소, 현재 우리나라 교도소의 현황, 교도소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 등 교도소에 대한 모든 것을 아우른다. 교도소도 시대에 따라 진화한다. 나라의 문화나 시민의식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남미 국가의 교도소는 광장에선 거의 완전한 자유가 보장된다.유럽의 일부 국가에선 교도소가 없어지는 추세다. 특히 교화를 중심에 두고 내부 환경을 외부환경처럼 만들어 사회 복귀에 용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격리와 자유 박탈, 폐쇄적 건축구조, 획일화된 규율, 배타적 인식 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수감자들의 생활은 열등해야 한다는 사회내 의식도 있다. 이런 여건과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출소 후 사회부적응자는 양산될 수 밖에 없고 다시 범죄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는 수치로 확인되는데 우리나라 출소자 4명 중 1명이 3년 이내에 재수감된다. 저자들은 수감자들의 교정교화를 위해 감옥의 안과 밖 환경을 유사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폐쇄적인 교도소가 아닌 수용인구를 최소화한 친인권적인 교도소 설계와 건축, 힐링센터 설립, 생활형 구금형 제도 입안 등을 제안한다. 출소 후 더 위험한 이웃으로 돌아오지 않게 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조선과 고구려의 만남(박선미 편, 동북아역사재단)=고조선과 고구려의 계승관계를 밝혀줄 미싱링크로 주목을 받아온 길림성 통화시 만발발자유적을 국내 연구진들이 분석했다. 이 유적은 고조선의 세형동검, 점토대토기, 고인돌과 고구려의 무기단적석묘 등이 한 유적에서 처음으로 발견돼 고조선 멸망 후 주민의 향방이나 고구려 적석총의 기원문제를 풀 수 있는 핵심유적으로 평가돼왔다. 유적이 발견된 건 1956년으로 중국은 2019년에야 발굴보고서를 펴냈는데 중국사 중심으로 기술된 것으로 조사됐다. 발굴 유적지에 세워진 박물관엔 기자를 예맥의 시조로 묘사하고, 만발발자유적이 발견된 지역에서 주로 활동한 고조선이나 고구려 대신 만주족을 내세우는 등 고조선과 고구려의 역사를 삭제하는 중국의 포스트 동북공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자들은 유적에서 발굴된 무덤, 주거지, 청동기, 철기, 토기 등을 분석, 통화지역의 청동기시대 토착 주민들이 고구려 초기 역사에 관계한 것으로 추정한다. 강인욱 경희대 교수는 유적 무덤 자료를 바탕으로 통화와 환인 일대가 후기 고조선의 영향을 벗어나 초기 고구려 세력에 편입되는 과정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김상민 목포대 교수는 재가공된 철제품과 버드나무잎 모양의 철제 화살촉을 만발발자 유적에서 출토된 철기의 특징으로 보고 이것이 고구려에 계승, 발전해 독특한 초기 고구려 철기문화를 형성했다고 본다. 일곱 명의 집필자가 주제를 나눠 유적을 통한 고조선과 고구려의 계승관계를 꼼꼼이 살핀 것으로 학계에선 처음이다.

▶머리가 깨질 것 같아(어맨다 엘리슨 지음, 권혜정 옮김, 글항아리)=‘편두통을 앓고 있다면 줄무늬 옷은 금물’‘오르가슴이 두통을 쫒아낸다’. 이런 말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걸까? 두통은 많은 사람들이 겪는 통증이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국 더럼대 생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앨리슨은 두통의 정체를 밝히는데 앞장섰다. 앨리슨은 두통을 크게 저온 자극 두통, 부비동 두통, 긴장성 두통, 군발 두통, 편두통으로 구분, 원인과 두통이 일어나는 과정을 살피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관자놀이가 찌르르한 아이스크림 두통은 아이스크림을 빨리 먹을수록 두통 발생 확률이 2배 이상 높아진다. 입천장에 있는 감각수용기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탓이다. 부비동염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두통 가운데 흔히 머리가 깨질 것 같다고 하는 이마에서 퍼져나가는 두통은 사골동염으로 꽃가루, 향수 냄새, 페인트, 알코올, 매운 음식 등이 자극원이 될 수 있다. 깨끗한 물로 부비동을 세척하는 등 자가 치료가 도움이 된다. 콧물과 눈충혈, 식은땀과 눈 통증 등 한꺼번에 통증이 뭉쳐오는 군발성 두통은 놀랍게도 섹스를 한 뒤 커피를 마시며 초콜릿을 먹는 게 자가 치료의 지름길이다. 저자는 두통의 차원을 넘어서는 편두통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며, 흥미로운 사실도 들려준다. 편두통 환자들은 시각피질의 흥분성이 남달라 극심한 광선 공포를 겪기 때문에 줄무늬는 금물. 당뇨병 환자는 편두통을 앓을 확률이 낮고, MSG가 두통을 일으킨다는 뚜렷한 증거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인류와 함께 해왔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두통을 제어하는 길은 스스로를 꼼꼼히 들여다보는 것이라는 저자의 조언은 시시하지만 가장 설득력이 있다.

이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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