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방역패스 도입 2→3월로 연기
정부 방침 변경에 분노 “끝까지 버틸걸”
“6월까지 또 연기되는 거 아냐” 불안도
16세 청소년 사망 소식도 논란 ‘부채질’
“경구치료제로 상황 달라져…강제접종 무의미”
[헤럴드경제=강승연·채상우·김희량 기자] 정부가 청소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시행 연기를 뒤늦게 결정하면서 혼란을 겪은 학생·학부모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백신까지 맞고도 사망한 청소년까지 나오면서 백신 접종 논란도 커지는 분위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1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학원,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에 12~18세 청소년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시점을 2022년 2월에서 3월로 늦춘다고 발표했다. 또 한 달 간의 계도기간을 두기로 했다.
시행 연기는 미리 예견됐던 일이다. 2022년 2월 1일부터 청소년 방역패스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접종 간격과 항체 형성 기간을 고려해 2021년 12월 27일까지 1차 접종을 마쳤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초 계획에 맞춰 부랴부랴 자녀에게 백신을 접종시켰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되려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김모(47·여) 씨는 “중학교 입학 직전이 공부에 중요한 시기라 고민 끝에 부작용을 감수하고 백신을 접종시켰는데, 정부 방침이 바뀌어 화가 난다”며 “주변에 끝까지 버티겠다는 엄마들도 있었는데, 이렇게 연기될 줄 알았다면 괜히 먼저 나섰나 후회가 된다”고 털어놨다.
중·고등학생 두 자녀가 있는 양모(48·여) 씨는 “우리 지역은 수도권처럼 심각하진 않은 상황인데, 되레 학교에서 나서 백신 접종을 권유해 고민된다”며 “개인적으론 2차 접종 후 크게 앓아 3차 접종을 맞기도 겁나는데, 애들한테 맞으라고 해도 되는 건지 걱정만 된다. 6월까지 또 미루는 것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 일단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고등학교 2학년 이모(17) 군은 “2학기 기말고사 시험 공부에 방해가 안 되도록 10~11월에 다 맞았다. 어차피 맞아야 하는 거면 빨리 끝내자는 생각이었다”면서도 “예비 고3들한테는 지금이 공부에 매진하는 ‘윈터스쿨’ 기간인데 백신을 맞으면 집중도에 영향 가는 문제가 있다.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해되지만, 복잡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최근 16세 남자 청소년이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뒤 숨진 사례가 발생한 것도 청소년 백신 접종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현재까지 10대 중 백신 2차 접종 뒤 사망한 사례는 19세 1명, 18세 2명이 있었다.
김수진 전국학부모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방역 패스 연기가 아니라 철회를 원한다”며 “청소년 코로나19 치명률이 0% 가까운 수준으로 굉장히 낮은데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것에 반대한다. 철저한 검증이나 설명도 없이 강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3월에 청소년 방역패스를 시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때 되면 경구치료제가 들어와 상황이 굉장히 달라질 것”이라며 “청소년 감염이 늘어나면 방역을 철저히 하는 쪽으로 유도해야 하는데, 백신 접종이 강제성을 띄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소년은 면역이 활발하다. 소수라고 하지만 부작용으로 중증이나 생명이 위험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학교는 가는데 학원은 못 가는, 학교-학원 간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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