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부진 속 추가 과세안 등 이중고
고용·발전기금 등 지역상생 축소 우려
시멘트업계가 안팎의 리스크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에 정치권의 무리한 과세 법안까지 곳곳이 암초다. 이같은 업계의 위기가 자칫 주요 생산시설이 집중된 지역경제에도 타격을 입힐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시멘트업계의 최대 고민은 수요 감소. 최대 수요처인 건설업계의 부진이 뼈아프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건설기성액은 전월대비 1.0% 감소했다. 지난 2월 이후 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질 정도로 건설업 침체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여파는 시멘트업계를 덮쳤다. 주요 시멘트업체 5개사의 지난 3분기 매출액 실적은 최대 전년대비 14%까지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 면에선 대체로 선방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유연탄·골재 등 원료 가격 안정세와 원가절감 등 업체들의 선제대응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분석이다.
여당이 추진하는 ‘지역자원시설세’ 신설 법안도 시멘트업계의 발목을 잡는 악재다. 시멘트업계에 연간 500억원이 넘는 과세안을 속도전으로 추진하던 여당은 내년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임시국회에서 이를 처리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멘트업계는 생산공장이 위치한 지역에 연간 250억원 가량의 직접 지원을 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여당과 강원·충남 등 광역 지자체에선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시멘트업계는 이미 주원료인 석회석을 채광하며 지역자원시설세를 이미 부과받고 있다. 완제품에 같은 세목을 부과할 경우 이중과세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이같은 경영환경 악화가 계속된다면 시멘트업계가 조직축소, 인력 구조조정 등의 자구책 마련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지역의 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한다는 ‘지역자원시설세’가 자칫 지역경제를 위협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7개 시멘트회사 노동조합과 노조위원장들이 최근 시멘트 지역자원시설세 입법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라는 분석이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시멘트업계는 그동안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과 직접적인 지원을 투명하게 시행해 왔다”며 “이를 더욱 확대해 지역발전과 지역주민 삶의 질 개선 등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는 상황에서 시멘트 생산에 대한 지역자원시설세의 추진은 향토기업과 지역간의 긍정적인 상생협력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멘트업체는 사무직 인력을 제외한 대다수 생산직을 생산공장이 위치한 현지 인력을 고용한다. 여기에 공장이 위치한 지역에서 수 십 년 간 생산을 이어오며 지역발전기금, 장학사업 등 향토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사회와 상생하려는 노력은 어느 업종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수시로 불거지는 리스크로 상생동력이 상실될까 염려스럽다”고 했다.
유재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