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 받으라’는 秋, ‘임기 채우겠다’는 尹…임계점 다다른 갈등
사상 초유 총장감찰에 검 “망신주기” 격앙 반응, “대통령 결단해야” 지적도
라임 검사 접대 사건 수사 마무리 임박… 갈등 회복 어려워
[헤럴드경제=좌영길·안대용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현실화하면서 법무부와 대검 사이 갈등이 봉합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추 장관이 무리한 퇴진요구를 하고 있다는 반응이 많은 가운데,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 감찰담당관실로 파견됐던 김용규 인천지검 부장검사는 출근 하루만에 인천지검으로 복귀했다. 김 부장검사는 법무부가 윤 총장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고 대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결정하자 여기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과정에서 업무 책임자인 류혁 감찰관이 배제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의 조치를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대검 간부는 “고발사건이 수사 중이고, 총장이 관련 보고도 못 받는 상황인데 감찰을 받으라고 검사를 보냈다는 소리를 들으니 황당하다”고 했다. 또 다른 전직 대검 간부는 “파견 검사가 하루만에 돌아갔다는 건 그만큼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게 아니겠느냐,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런 식이면 수사권 있는 검찰총장이 직권남용에 관해 조사한다고 검사를 장관실에 보낼 수도 있는 것이냐”면서 “망신주기 차원으로 본다,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또 생겼다”고 했다. 또다른 전직 검찰 간부도 “(대검에)오려면 감찰관이 와야지, 기수 낮은 검사 둘 보내는 건 공직자로서의 품위도 지키지 않은 것이고, 비겁한 일”이라고 했다. 한 전직 부장검사 출신의 법조인은 “대통령이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대로 그냥 놔둘 수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현실화하면서 두 차례 수사지휘권 행사 파문을 거치면서 깊어진 골은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인사는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총장이 나가기 전까지는 자리를 옮길 생각이 없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윤 총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여서, 갈등이 지속될 경우 법무부와 대검이 충돌하는 양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기를 지켜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법무부는 최근 중요사건을 감찰할 경우 의무적으로 감찰위원회 자문을 거치도록 한 규정을 개정해 위원회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감찰을 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추 장관이 무리한 감찰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비판을 피하기 위해 사전에 조치를 취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감찰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7인 이상 13인 이하로, 3분의 2 이상은 외부 인사로 구성된다.
당분간 법무부와 대검 사이 갈등이 불가피한 가운데,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 중인 라임 사건 관련 검사 접대 수사결과가 또 다른 불씨가 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전날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이종필 라임펀드 전 부사장, 접대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전관 변호사와 검사들을 모두 불러 조사했다. 대질신문도 한 만큼 수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약 현직 검사들이 실제 접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면, 추 장관은 김봉현 전 회장이 주장한 대검 차원의 수사 무마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공세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 반면 윤 총장은 검사 접대 여부는 자신이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다. 윤 총장은 지난달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문제의 전관 변호사와 교분이 없고, 검사가 접대받은 사실이 있다면 처벌받는 게 옳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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