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상품 7000원 행사에…서버 마비

-일일 출고 15배 확대에도 배송 지연

-‘반짝 행사’ 그치지 않으려면 재기해야

스킨푸드 대표 상품 [스킨푸드 공식 홈페이지]
스킨푸드 대표 상품 [스킨푸드 공식 홈페이지]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이 광고 문구로 큰 인기를 끌었던 1세대 로드숍 화장품 기업 ‘스킨푸드’가 돌아왔다. 스킨푸드는 ‘음식으로 만든 화장품’이라는 콘셉트로 시작해 2010년 국내 로드숍 화장품 시장 3위까지 성장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1만원 안팎의 가성비 높은 상품으로 학생과 직장인은 물론 중국인 관광객에게까지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2014년부터 경영이 악화됐다. 2015년 메르스(MERS)와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갈등으로 중국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급격히 쇠락했다. 큰 폭의 할인 혜택을 앞 다퉈 내놓던 경쟁사와 달리 노세일(No-sale) 원칙을 고수한 것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한 스킨푸드는 결국 2019년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 파인트리파트너스에 매각됐다.

스킨푸드가 재기의 기회를 마련한 것은 올 들어서다. 유튜브 웹예능 ‘네고왕’과 협업해 오는 19일까지 전 제품을 7000원에 판매하겠다는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공개하자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작년 10월 부임한 스킨푸드 원년멤버 유근직 대표는 “재고가 부족하면 재생산해서라도 행사를 이어갈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소비자들은 “이러다 스킨푸드 망하는 거 아니냐”면서도 “스킨푸드의 ‘떡상’을 응원한다”며 반겼다.

스킨푸드 홈페이지에 올라온 배송 지연 안내문 [스킨푸드 공식 홈페이지]
스킨푸드 홈페이지에 올라온 배송 지연 안내문 [스킨푸드 공식 홈페이지]

스킨푸드 홈페이지는 네고왕 영상이 공개된 지난 6일 이후 일주일 가까이 서버가 마비됐다. 이번 행사를 위해 일일 출고 가능량을 평소의 15배까지 확대했으나 주문량 폭증으로 배송이 내년 1월 중순까지 미뤄진 상태다. 게시판 문의 글도 쏟아져 답변 처리도 지연되고 있다. 지난 11일 스킨푸드 행사 상품을 구매한 직장인 한모(30) 씨는 “새벽 3시에 접속해도 구매가 불가능할 정도였다”며 “일주일 내내 시도한 끝에 겨우 구매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로 스킨푸드는 소비자들에게 다시 브랜드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업계에선 “원가만 챙겨갈 정도의 파격적인 행사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번 흥행을 장기적인 전략으로 연결시켜 충성고객을 유치하지 못하면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수의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던 2010년과 달리 헬스앤(H&B)스토어, 온라인 쇼핑몰 등까지 가세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스킨푸드의 지난해 매출은 190억원이다. 2012년 전성기 1883억원의 매출과 비교해 10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손실도 2014년부터 6년째 이어지고 있다. 실적 회복과 함께 디지털 전환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스킨푸드의 가맹점은 과거 200여개에서 현재 40여개로 급감했다. 온·오프라인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만 장기적인 성장의 토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고객들이 보내준 여러 의견을 반영해 기대에 부응하는 건강한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