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 군수회사들 기쁘게 해”
육참총장 “정치 중립 지켜져야”
“미군 전사자 호구” 발언 파장도
백악관·정부, 논란 서둘러 진화
미국 대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군 최고 통수권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군에 타격이 가는 언행을 이어가면서 미군 수뇌부의 걱정이 가중되고 있다.
제임스 맥콘빌(사진) 미 육군 참모총장은 8일(현지시간) 열린 한 온라인 포럼에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 도중 군 수뇌부와 방산업체의 결탁을 시사하는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파병 결정을 내리는) 군 수뇌부 중 상당수는 군 복무를 하며 전투 현장에 출동한 아들과 딸들이 있다”며 “군은 국가 안보 상 필요하고 최후의 수단일 때만 병력의 전장 파견을 추천한다는 걸 미국 국민에 확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맥콘빌 육참총장은 “선거를 앞둔 상황에 군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더 이상의 자세한 답변은 피했지만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사실상 정면 반박한 셈이다.
앞서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노동절 브리핑에서 “펜타곤(미 국방부)의 고위 인사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전쟁을 계속해서 폭탄과 항공기 등을 만드는 훌륭한 회사들을 기쁘게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며 “(국방부의 반대에도) 우리는 끝없는 전쟁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이슬람국가(IS)를 100% 무찔렀다”고 말했다.
군 통수권자가 휘하에 있는 군 수뇌부를 공개적으로 저격한 이날 발언에 대해 CNN 방송은 “미군 수뇌부에 대한 전례 없는 공개적 공격”이라며 “놀라운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전직 미 해군 소장을 지난 존 커비는 “대통령의 발언은 수뇌부를 비롯해 미군 장병들의 헌신을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같은 날 폭스뉴스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나 마크 밀리 합참의장을 겨냥한 게 아니라면서 “군산복합체를 겨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군 내부에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미군 전사자를 ‘패배자(loser)’와 ‘호구(suckers)’로 칭했다는 시사잡지 ‘디 애틀랜틱’의 보도에 이번 발언까지 더해지며 군의 사기 저하로 직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에스퍼 장관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과 참전용사 및 가족에 대해 존경심을 품고 있다”며 직접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CNN 방송은 국방 당국자들에 대한 취재를 토대로 대선이 임박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행동을 명령할 수 있다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군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법과 질서’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폭동진압법을 발동해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 진압에 군을 동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11월 대선 승패와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의 취임일인 내년 1월 이전에 적을 겨냥한 군사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걱정도 군 수뇌부를 괴롭히는 문제라고 CNN은 지적했다. 신동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