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안정펀드 등 10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프로그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대응한 정부 대책 1탄이었다면, 이번주 모든 법적 근거가 마련된 40조원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기금) 및 한국은행와 협의 중인 20조원 규모의 저신용 회사채·기업어음·단기사채 매입기구는 정부 대책 2탄이라고 볼 수 있다.

2탄은 회사채 등 자금시장이 안정을 찾아 1탄 당시에 비해 기금 투입 속도에 대한 중요성이 비교적 덜 강조되는 모습이지만, 4월 취업자 수가 21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하고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고조되는 현재, 대책 이행의 시급성은 조금도 덜하지 않다.

기안기금은 지난 12일 산업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으로써 뼈대가 완성됐다. 기금운용심의회 구성과 자금지원 조건 등 세부 사항만 결정되면 곧바로 기금 채권 발행에 돌입한다.

기금 채권은 산업금융채권 절차를 준용해 발행하도록 했다. 산은법에 따르면 산금채는 공모나 특정인과의 채권 인도·인수 계약으로 발행하도록 돼 있다. 공모의 경우 모집(경쟁입찰 포함) 또는 매출(판매) 형식으로 발행된다.

문제는 기금채가 시장에서 얼마나 민첩하게 소화돼 기간산업에 대한 기민한 지원으로 이어질지다. 이에 한은이 기금채 매입을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 한은은 말을 아끼고 있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하락장 방어에 나섰던 이른바 ‘동학개미’들이라도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외국인과 더불어 주식에서 채권시장으로 갈아타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현재 산금채(1년 만기) 수익률은 1% 수준으로 일반회사채보단 낮지만 국고채 1년물이나 통화안정증권 1년물보단 0.2%포인트의 차로 상단에 위치해 있다.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저신용 회사채 매입 기구는 발표된 지 3주가 넘어섰지만 여전히 윤곽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한은의 유동성 지원에 대한 입장은 분명해 보이지만, 손실 최소화 장치 마련을 필수 조건으로 주장, 정부가 보증에 보다 전향적으로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정부로선 이미 기안기금에 대해서도 40조원이나 보증을 서준 상황에서 3차 추가경정예산을 위한 적자 국채 발행 등 전반적인 재정건전성을 감안하면 추가 보증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보증 방식이 아닌 여타 지원 형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 기구 설치 지연에 대해 일각에선 정부와 한은의 손발이 맞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 양 기관은 ‘전례없이 처음 추진되고 있는 만큼 충분한 협의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기안기금은 발표 즉시 관련법령과 보증 동의안이 일사천리 처리되고 있는 것과 사뭇 대조적이지 않을 수 없다.

누군가 ‘정책은 타이밍이 생명’이라고 했나. 코로나19발 경제위기가 엄습한 지금, 정책은 타이밍이 생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