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도움, 이동 부담도 ↓
보안·인사상 장애 극복 필요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유연근무의 범위를 ‘시간’에서 ‘공간’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근로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시간조정형 유연근로제’를 공간적으로도 적용해 재택근무와 같은 ‘공간조정형 유연근로제’로 확대하자는 주장이 다.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의 정석완 선임연구원은 2일 공개한 ‘유연근로제는 정말로 유연한가’라는 보고서에서 “(현재까지) 보급된 유연근로제의 대부분은 근로시간을 조정하는 형태이며, 여성 노동력 활용, 교통문제 해결, 국토균형발전 등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통계청 경제인구활동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근로자의 10.8%가 유연근로제를 적용할 정도로 비중이 2년 새 두배로 늘어났지만, 적용 근로자의 86.1%는 시차출퇴근제, 선택적 근무시간제 등 근로시간을 조정하는 형태다.
정 연구원은 시간을 조정하는 수준으로는 여성노동력 활용에 한계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한국 여성 생산가능인구의 60%만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특히 출산·육아를 하는 30~39세의 경제활동참가율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경력단절여성 중 구직단념자의 38.5%가 ‘근처에 일자리가 없어서’라고 답했다는 통계가 근거다. 시간조정형 근로제는 또 출퇴근 시간에 주요 업무지구에 집중되는 교통으로 인한 비효율을 해소하는 데 한계를 갖는다는 것이다.
반면 공간형 유연근로제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대부분의 직장이 집중돼 있는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정 연구원은 주장한다. 일본 역시 지방으로 인구를 분산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고 보고 공간형 유연근로제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동산 가격의 양극화를 해결하고, 기업의 생산성이 올라가는 한편, 노동자의 삶의 질이 올라가는 효과도 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대규모 재난재해를 경험하며 업무의 영속성을 위해 공간형 유연근로제 도입을 확산시킨 경험도 있다.
정 연구원은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노무관리 및 인사운영상 어려움, 보안문제 등으로 각 기업들이 공간형 유연근로제 도입을 꺼리고 있다며, IT 기술을 통해 문제 해결이 가능하도록 관련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동 관련 법령에서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 “사용자의 지시·감독하에 근로를 제공한다”는 해석이 공간형 유연근로의 도입을 막기 때문에 유연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