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개발 아시아나 인수 주저

KDB생명 매수희망자도 없어

대우건설, 실적부진에 몸값↓

[사진=정몽규 HDC 회장이 지난해 아시아나 인수 관련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정몽규 HDC 회장이 지난해 아시아나 인수 관련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산업은행과 금호의 질긴 악연이 좀처럼 끊어지지 않고 있다. 이동걸 회장취임 후 옛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인수한 아시아나항공과 KDB생명보험, 대우건설 매각 작업에속도를 내고 있지만,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다. 코로나19까지 겹쳐 설상가상이다.

우여곡절 끝에 박삼구 회장이 손을 떼게 만든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은 난기류에 휩싸였다. 2조5000억원의 거액을 내며 인수하겠다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최종 인수를 주저하는 모양새다.

HDC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처음부터 ‘승자의 저주’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는데 최근 아시아나항공 재무상황이 확인되면서 우려가 더 짙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7조80억원, 영업손실 427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순손실은 8377억원으로 전년보다 327%나 늘어났다. 저비용 항공사(LCC)와의 경쟁, 일본 불매 운동, 미·중 무역분쟁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올해 전망도 어둡다. 아시아나는 대한항공에 비해 중국, 일본 노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졌기 때문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2월1일부터 26일까지 국제선 여객은 전년대비 46%나 급감했다”며 “2월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의 국제선 여객은 각각 38%, 64% 급감했다. 연간 흑자전환도 2021년으로 늦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KDB생명보험는 인수하겠다는 곳이 없다. 산은은 KDB생명보험을 2010년 3월 산하 사모투자전문회사(PEF)를 통해 인수했는데, 금융지주사가 아닌 PEF는 최대 10년까지 보유할 수 있다는 현행 규정에 따라 다음달까지 매각해야 한다. 규정을 못지키면 과징금을 내야 한다.

자칫 과징금을 계속 내야할 수 도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생명보험 경영환경이 최악인 상황인데다, 초우량 푸르덴셜생명 매각도 진행되고 있어 ‘애물단지’인 KDB생명을 살 곳은 없다고 보고 있다. 사정이 더 나은 동양생명, ABL생명 등 다른 회사들도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대우건설도 몸값이 하락할 처지다. 산은은 지난해 매각 전문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를 만들어 대우건설의 몸값을 높여 팔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지난해 누적 매출 8조6519억원으로 전년(10조6055억원) 대비 18.4% 감소했다. 영업이익 지난해 3641억원으로 2018년(6287억원) 대비 42.1% 떨어졌다.

올해 전망도 좋지 않다. 주택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하고 있는 와중에 해외 실적이 얼마나 방어해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주가도 전임 이동걸 회장 때 대비 반토막났다. 산업은행 보유지분 가치도 1조원을 넘던 것이 8000억원대로 떨어졌다. 대우건설 인수에 3조2000억원을 투입했는데 남은 가치는 3분의1에도 못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