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T캡스, 성장률 갈수록 둔화
DDI ‘비용효율화’ 로 더딘 성장
도시바, 상장 전 시너지 불투명
크로스보더(국경간) 인수합병(M&A)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면서 ‘고래’를 삼킨 대규모 딜의 중간 성적에도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이 인수한 ADT캡스, 더블유게임즈가 인수한 더블다운인터렉티브 등 피인수 2~3년차의 조단위 기업들은 올해 이후 시너지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ADT캡스=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DT캡스의 3분기 매출은 2311억원으로, 전분기(2310억원) 대비 제자리걸음을 했다. 2019년 1분기(4.0%), 2분기(2.2%)에 이어 증가율이 줄어드는 추세다. ADT캡스가 SK텔레콤에 인수된 것은 지난 2018년 5월. SK텔레콤은 기존 그룹 내 연매출 1000억원 규모의 물리보안 사업에 ADT캡스(2017년 매출 7220억원)를 더하면서 단번에 보안업계 강자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하지만 분기별로 살펴본 ADT캡스의 성장률은 M&A 이후 오히려 감소 추세다.
특히 SK텔레콤은 2021년까지 ADT캡스 기업공개(IPO)를 통해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 당시 평가한 기업가치의 약 3배 규모다. 물리보안업계 1위 사업자인 상장사 에스원의 경우 시가총액과 순차입부채를 더한 기업가치(EV)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11.1배 수준이다. 유사한 밸류에이션이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ADT캡스는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연간 3600억원 규모의 영업현금을 창출해야 한다. 피인수 이후 연평균 14%가량의 성장세를 기록해야 달성 가능한 수치다. 하지만 SK텔레콤은 보안 사업 전체로 보면 목표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더블유게임즈-DDI=소셜 카지노 게임 업체 더블유게임즈가 미국 개발사 더블다운인터렉티브(DDI)를 인수한 것 또한 ‘고래를 삼킨 딜’의 대표적 사례로, 올해가 M&A 시너지를 증명할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더블유게임즈가 DDI를 인수하기 직전해(2016년) 기준 DDI의 매출은 약 3200억원 규모로, 같은기간 더블유게임즈 매출(1556억원)의 2배 규모였다. 이 딜을 통해 더블유게임즈는 글로벌 소셜카지노 시장점유율 10.8%를 확보, 단숨에 글로벌 2위로 발돋움했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DDI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블유게임즈는 DDI인수 이후 지속적으로 인력과 마케팅의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왔는데, 오히려 이는 더블유게임즈가 경쟁사 대비 더디게 성장하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 더블유게임즈는 수익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마케팅 투자를 늘려 외형 성장을 이뤄내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DDI를 소유하고 있는 국내 모회사 디에이트게임즈가 올해 나스닥 상장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앞서 성장성을 입증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마케팅 투자에 대한 효율이 입증되면 보다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기존 더블유게임즈와 DDI 간 교차 마케팅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어서, 본격적으로 M&A의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도시바 메모리=이 투자 또한 효과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물론 사모펀드(PEF) 등으로 구성된 ‘한·미·일’ 컨소시엄에 FI(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형태로서, 현재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투자금만 4조원이 넘는 대규모 크로스보더 투자였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업계는 도시바 투자 이후 기술 제휴 등으로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 경쟁력이 한 단계 제고될 것을 기대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5위로 제자리다. 지난해 2분기의 경우 시장 위축에도 점유율이 상승하며 이목을 끌었지만, 3분기 들어서는 다시 9.6%로 하락했다. 향후 도시바가 상장하는 과정에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경영에 참여할 수 있기 전까지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뚜렷한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SK하이닉스의 도시바 투자 효과는 도시바의 상장에 달려있다는 평가다.
최준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