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금투, 불법 연루 의혹에

신한은행도 해당펀드 판매

그룹차원 문제로 번질수도

금감원 ‘폰지 사기’로 규정

[헤럴드경제=이승환·박준규 기자] 대규모 원금 손실이 우려되는 ‘라임펀드 사태’가 금융권 지배구조 문제로 번지고 있다. ‘폰지(Ponzi) 사기’ 의혹이 짙어지면서 파장이 일파만파일 가능성이 커졌다. 일부 금융그룹 내 계열사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의 불법 행위에 함께 관여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국내 금융그룹 대부분이 메트릭스 체계로 자산관리(WM) 조직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리스크관리 시스템’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의혹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신한금융에 최대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에 따르면 폰지사기 등 라임자산운용의 사기혐의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신한금융투자(신금투)가 기획·판매, 판매주선 등을 한 라임의 무역금융펀드를 신한은행도 일부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라임이 설정한 무역금융 펀드는 크게 ‘플루토 TF1호’, ‘크레딧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 ‘아시아무역금융펀드’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크레딧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를 신한금투와 신한은행 등이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은행 WM사업총괄 임원은 신한금융투자 부사장도 겸직한다. 신금투의 불법이 확인된다면 신한은행으로 불똥이 튈 수 있고, 그룹 내부통제 문제로 번질 수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라임의 사기혐의에 신금투가 관여했다는 증가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신금투 역시 라임의 사기에 피해를 본 상황으로 보이고, 신한은행은 다른 판매기관들과 마찬가지로 해당 펀드를 팔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미 DLF로 제재위기에 처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초긴장 상황이다. 신한처럼 계열증권사의 불법 논란은 없지만, 또다시 불완전판매가 인정될 경우 중징계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현직 최고경영자가 중징계를 받을 경우 향후 임원선임이나 연임에 제동이 걸려 지배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라임자산운용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다는 방침을 세운 금감원은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규모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폰지사기 정황 포착한 금감원은 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확인한 후 수사 의뢰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검찰에 라임펀드 수사 의뢰를 할 방침”이라며 “아직 요건이 다 갖춰지지 않아 수사의뢰서를 작성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라임펀드를 판매한 금융사들은 공동대응단을 꾸려 정기적으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판매사들은 일단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실사 결과에 라임펀드에 관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온전히 담기지 않을 가능성도 대비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판매 규모와 불완전 판매 여부 등을 다시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A은행 관계자는 “라임자산의 사기혐의와 별개로 투자자들이 판매사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기에 법적인 대응에 나서려면 내부 기준에 따라 책임의 범위 등을 정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판매사들은 문제의 소지가 있는 정확한 판매 규모 집계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B은행 관계자는 “개인고객 대상으로 설정된 라임펀드를 일단 70억원 내외로 집계했으나 상당 부분은 증권사를 통해 라임의 펀드에 재투자된 것”이라며 “라임자산이 가진 데이터를 토대로 집계된 현황 자료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