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평가기관 기준 상이

공모 부담 공유할 대형주관사 물색

3600억 이상 기업가치 증명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해외 첫 ‘테슬라 상장(이익미실현기업 상장)’ 기업 타이틀을 거머쥘 뻔했던 면역항암제 개발기업 네오이뮨텍이 상장주관사의 추천을 핵심으로 하는 ‘성장성 추천 특례 상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한국거래소는 외국 바이오 기업의 경우 외부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높은 평가등급을 받도록 안내하고 있는데, 기관별 기준이 상이하고 예측 가능성도 낮아 시장성을 제때 검증받기 힘들다는 판단이 자리했다.

25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네오이뮨텍은 코스닥 상장 방식으로 성장성 추천 특례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성장성 추천 특례는 기술평가 특례와 함께 기술성장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상장 방식으로, 상장 주관사가 해당 기업의 성장을 평가해 추천할 경우 외부 전문평가기관의 평가등급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아도 된다.

대신 주관사는 일반 공모주 투자자에게 상장 후 6개월 동안 환매청구권(풋백옵션 ·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공모주를 매수해달라 요구할 권리)을 부여해야 한다. 네오이뮨텍은 이미 테슬라 상장을 준비하면서 하나금유투자와 주관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그러나 높은 실사 역량을 토대로 밸류에이션 부담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주관사단을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 국내 대형사 및 외국계IB를 중심으로 물색 중이다.

그간 테슬라 상장을 준비해 오던 네오이뮨텍이 성장성 추천 특례를 새로 선택지 위에 올린 것은 거래소가 규정상 혹은 암묵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기술평가 등급을 받아내기가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 자리했다. 기술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기보다는, 평가기관마다 상이한 기준으로 인해 결과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 네오이뮨텍은 지난 상반기 진행된 기술평가에서 한 곳으로부터는 A, 다른 한곳으로부터는 BB등급을 받아들었다. 네오이뮨텍의 주요 사업은 국내 기업 제넥신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임상개발하는 것인데, BB등급을 부여한 기관은 이같은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를 네오이뮨텍의 약점으로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 및 상용화에 특화된 사업모델에 대한 국내 평가기관의 인식이 미국 등 바이오 선진국에 비해 박하다”며 “보수적인 기준 자체는 기업이 감당해야 할 부분이지만, 기관마다 다른 평가기준을 맞닥뜨려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기술특례 상장은 곧 ‘복불복’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네오이뮨텍이 기술평가를 토대로 상장하기 위해서는 거래소가 임의로 지정하는 두 곳의 평가기관으로부터 A등급을 받아야 한다. 국내기업은 A, BBB 등급을 받으면 되지만, 외국기업의 경우 이보다 기준이 까다롭다. 테슬라 상장의 경우 기술평가가 의무는 아니지만, 거래소는 바이오 기업에 한해서는 두 곳 이상으로부터 평가를 받고 그 결과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기술특례 상장과 동일한 수준의 등급이 요구되고 있고, 특히 상장 후 4년 내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낮은 바이오 기업의 경우 테슬라보다는 기술특례 방식을 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네오이뮨텍은 일단 신약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며 기술특례 상장에도 대비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성장성 특례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주관사를 추가로 물색하고 있는 것 역시 거래소가 요구하는 기술평가 등급 없이도 시장성을 입증할 수 있도록 지원을 보강하는 차원이다. 특히 거래소는 네오이뮨텍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는 제넥신이 이미 코스닥에 상장돼 있다는 점을 들어 중복 상장 이슈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네오이뮨텍으로선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네오이뮨텍은 올초 1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최소 3600억원의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제넥신이 380억원가량을 추가로 투입하며 지분을 기존 18.4%에서 25.4%로 끌어올렸다. 이외에 유한양행(7.5%), 미래에셋벤처투자(1.4%) 등이 네오이뮨텍에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