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전경. [SH공사 제공]
SH공사 전경. [SH공사 제공]

- 서울시 인권담당관 조사기간에 공사 예산으로 ‘부동산교육’ 수강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서 여직원을 성추행해 대기발령 상태인 고위 간부가 서울시 조사가 진행 중인 기간에 회삿 돈으로 외부 교육을 다녀 와 또 다시 물의를 빚고 있다. ▶4월25일자 10면 ‘SH공사 성희롱 예방교육 간부가 성추행?’ 참조 근신해야 할 처지의 가해자가 마치 휴가라도 얻은 양 외부 교육을 간 것도 문제인데, 이를 승인해 준 사측의 ‘배려’까지 SH공사 조직의 기강 해이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13일 SH공사 안팎에 따르면 지난 4월 노조 단합대회에서 여직원 3명을 추행한 사실이 시의회 투서를 통해 외부에 알려진 뒤 문책성 전보 발령을 받은 이모 전 인사노무처장이 지난달 말 공사 예산으로 민간교육기관의 교육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는 전 직원에 연간 80만원의 자기계발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소멸성 복지다. ‘성추행 간부’는 이를 활용해 지난 5월 27~31일 생산성본부가 주관한 부동산 관련 교육을 받았다. 해당 간부는 현재 여직원이 없는 세운사업부에 배치돼 있다. SH공사 홍보실 관계자는 “전보 발령이지만 인사 규정 상 대기발령이 없어서 일 뿐 사실상 보직 없는 대기 발령”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공사 내부에선 해당 간부와 교육을 승인한 경영진을 향해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개념없는 행위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성추행 간부가 김세용 사장의 측근으로 알려진데다 인사 담당 최고직을 지낸 터라 인재개발 담당 간부가 성추행 간부가 낸 외부교육 신청을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한 SH공사 관계자는 “경영진이 시의 징계 결정을 낙관하고 있는 것 아니겠냐”며 “다수 목격자가 있고 단순하고 명확한 사건인데도 조사가 지연되고 있는데, 경영진의 조직적 은폐를 의심하고 오해하는 시선이 있다”고 했다.

서울시 인권담당관실은 성추행 사건이 보도된 직후인 4월 말께만해도 “신속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던 것과 달리 40여일이 지난 현재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시 안팎에선 조만간 인권위원회 조사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직 혁신 등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기 보다 개인의 일탈 행위에 대한 징계 수준으로 처분은 가벼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공사 내부에서는 이모 전 인사노무처장이 시의원을 찾아다니며 “억울하다” “별일 아니다”라며 읍소하고 다닌다는 소문도 있다.

사건이 터진 뒤 그간 경영진의 안이한 대응은 줄곧 문제로 지적됐다. 사건 닷새 뒤인 4월 16일 김세용 사장은 사건을 인지하고도 해당 간부를 노조위원장과 함께 예정돼 있던 독일연수를 보내 성추행 피해자 등 여직원들의 공분을 샀다. 이후 8일 뒤 열린 시의회 업무보고에서 김 사장과 이비오 감사는 의원들로부터 집중 질타를 받았다.

서울시 산하기관 중 두번째로 직원수가 많은 공사 규모와 걸맞지 않게 체계적이지 않은 처리도 문제로 꼽힌다. 공사는 시의회에서 성추행 의혹이 폭로된 4월 24일에야 해당 간부를 SH도시연구원으로 전보조치했다가 피해자와 같은 근무지(개포동 SH사옥)여선 안된다는 근무 매뉴얼에 따라 추후 성북강북센터로 바꿨다. 하지만 성북강북센터 내 여직원들이 반발해 다시 여직원이 없는 조직을 찾아 현재의 세운사업처 세운사업부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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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