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은 현물 출자에도 2500억 추가 소요 - 조선 업황 개선 지연에 현중 재상장 안갯속 - 지분 추가 매각, 재상장 가능한 현대오일뱅크 부각
[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현대중공업 물적분할로 첫걸음을 뗀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현대오일뱅크가 주목받고 있다. 추가 인수자금을 마련해야 할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오일뱅크 지분 정리나 재상장 등을 활용할 가능성 때문이다.
3일 투자은행(IB)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우여곡절 끝에 현대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의 물적분할이 특별주주총회를 통과됐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국내와 별도로 유럽연합(EU)과 중국, 일본 등 10개국에서 진행되는 해외 기업결합 심사가 고비이지만, 일단 현중그룹은 통과를 전제한 인주 자금 확보 계획부터 수립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 주식 전부를 한국조선해양에 현물출자, 2대 주주가 된다. 한국조선해양은 그 대가로 1조 25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보통주(지분율 약 7%)를 발행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를 바탕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차입금 상환 재원을 마련하고자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차액 2500억원을 자체조달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선 한국조선해양의 보유현금을 활용하는 건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국조선해양은 현금성자산 8804억원 수준 부채비율 1.5%의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게 된다. 하지만, 사업기반 없이 투자자산만 보유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현금 유출 부담이 크다. 김연수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기업 신용등급 ‘A-(부정적)’을 승계하는 한국조선해양은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을 재상장해 구주매출로 현금을 확보할 수도 있지만, 조선업황 전망이 안 좋아 이 역시 쉽사리 선택할 수 없는 카드다.
대신 올해 초 상장을 보류하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에 지분을 매각했던 현대오일뱅크가 현금원으로 주목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아람코는 지난 1월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1조8000억원에 인수키로 했지만 우선 17%만 인수했다”며 “나머지 2.9%에 대해 콜옵션을 갖는 만큼 현중지주가 아람코와 합의할 경우 이를 통해 현금 조달 후 한국조선해양에 지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분율 2.9% 지분가치는 2623억원 수준이다.
현대오일뱅크 재상장도 가능하다. 현중지주는 1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은 아람코에 대한 지분 처분 절차가 종료된 이후 재검토할 것”이라며 상장계획 철회가 아닌 연기에 방점을 뒀다. 아람코 지분 매입가격으로 역산한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는 약 8조100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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