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새벽 진주 아파트서 방화ㆍ살인, 사망 5명 부상 10명 - 소방당국 관계자 “범인, 주민들 급소 찔러 죽인 것으로 보인다” - 경찰, TF 꾸려 사건 조사…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던 주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짧은 시간 벌어진 사고지만 사상자 피해규모가 크고 범행이 엽기적인데다 범행동기마저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급소를 찌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점은 17일 새벽 4시20분께로 추정된다. 진주시 가좌주공아파트 3단지에 거주하는 A(43)씨는 이 시각 본인이 살고있던 집에 불을 질렀다. A씨가 거주하는 곳은 아파트 4층이다. 화재가 나자 아파트에 설치된 화재 경보가 울렸고, 새벽잠에 빠졌던 아파트 주민들은 화재 경보에 놀라 집을 서둘러 빠져나왔다. 화재 신고와 112신고도 비슷한 시각 이뤄졌다.
관건은 여기서부터다. A씨는 화재 경보가 울린 이후 아파트 2층 계단에 서서 주민들이 위층에서 내려오길 기다렸다. 자신이 살고 있던 4층 집에서 2층 계단으로 A씨는 장소를 옮겼고, 이 때 A씨의 손에는 흉기가 들려있었다. A씨는 주민들이 대피할 것을 미리 계산해 화재 경보로 놀라 허둥대는 주민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대목은 A씨의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A씨의 손에 흉기가 들려있었던 것 역시 계획범죄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다음, 흉기를 들고 대기하다가 주민들을 계획적으로 찔렀다는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A씨가 휘두른 흉기에 대해 ‘횟칼 두개’라고 설명했다.
짧은 범행 시간에 비해 사망자 수가 많았던 부분도 수사 당국이 눈여겨 볼 부분이다. 이날 사건이 소방당국에 최초로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4시29분이다. 이후 경찰이 도착한 시각은 신고 접수 6분만인 4시35분께다. 최초 신고 접수 시각을 화재 발생 시각으로 추정하고 이 시각 A씨는 2층 계단에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간주하면 대략 10분안팎의 짧은 시간 동안 살인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시간은 짧았지만 피해는 사망 5명에 부상자는 10명에 이른다. 대피하던 주민들 다수가 A씨의 범행 장면을 보지 못하고 짧은 시간 동안 아파트 계단에 여러명이 함께 엉켜 대피하다 사상자 피해 규모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 했을 때 피해자들 대부분은 사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것은 경찰이 확인하겠지만 급소를 찔러 죽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육박전 끝에 검거됐다. 경찰은 흉기를 든 A씨가 검거에 저항하자 공포탄과 실탄 테이저건을 쏜 뒤 A씨를 검거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A씨는 검거된 이후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엽기적인 범행 양태 상 정신질환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찰은 조사중이지만 A씨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이마저도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진술을 거부 하고 있기 때문에 범행 동기를 알 수 없다. 정신이상자 여부도 진술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60대, 30대, 12세 주민 등 5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A씨의 집에서 발생한 화재는 소방당국에 의해 20여분만에 진화됐다. 숨지거나 다친 사람들은 모두 화재가 아닌 흉기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수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희석 진주경찰서장이 총괄하는 수사 TF에는 프로파일러 2명을 포함해 경남지방경찰청 수사 인력 7명이 참여한다. 현장 지휘는 경남경찰청 2부장 전창학 경무관이 맡는다. 또 진주경찰서 전체 형사 39명을 투입해 현장 탐문과 피해자 조사 등 광범위한 초동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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