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현역 일대 할인분양 러시 미분양 한달새 두배로 급증 미분양관리지역 지정하려다 취소 줄줄이 공급 대기… 3000가구 택지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김현미 국토부 장관 지역구라서 손해를 봤으면 봤지 득보는 거 하나도 없어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도 세 개 노선 다 하는 거라 특혜 아니고요”
경기도 고양시 일산 탄현동의 공인중개사 A 씨는 최근 일산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단칼에 말을 잘랐다. 몇년 째 이어진 침체에 체념이 묻어난 목소리였다.
1기 신도시 대표주자인 일산이 수도권 주택시장의 약한 고리가 되고 있다. GTX-A 노선 착공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공급물량에 짓눌려 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분양이 불과 한 달 새 두 배로 늘었고,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도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일산 서북부 탄현역 인근 덕이도시개발지구는 일산의 침체를 상징하는 대표지역이다. 주변 곳곳에서 상당한 폭의 할인분양이 진행 중이다. 2011년 지어진 ‘하이파크 파밀리에’는 무려 40%나 할인 분양되고 있다. 이 일대에는 다섯 개 단지가 5000여 가구를 공급했는데, 신동아건설이 시공한 3313가구 중 200가구가 아직도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이 일대 미분양은 중견건설사인 두산건설까지 휘청이게 만들었다. 탄현역 바로 앞에 2013년 지은 2700가구 규모 대단지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때문이다. 시행사의 비리와 부도로 시공사인 두산건설이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난관이 시작됐는데 아직까지 미분양 상태로 남아 회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할인분양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20% 정도 손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모 그룹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지원해야할 정도로 사정이 악화됐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보증기관이 대신 돌려준 사례(보상반환사고)도 지난해 기준 고양시에서 57건이 발생해 전국 226개 시군구 중에서는 가장 많다. 집값 하락으로 인한 '깡통전세'(전세보증금보다 집값이 하락하는 현상)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분양 물량도 급증했다. 올해 1월 기준, 고양시 미분양 물량은 889호로 전달 413호에서 두배 이상으로 늘었다. 경기도 내에서는 안성시(1274호)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당연히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돼야할 것 같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최근 고양시를 지정했다가 하루만에 취소했다. 전반적인 주택시장 여건으로는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할 조건인데,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청약조정대상지역에 해당한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철회한 것이다.
덕이동의 공인중개사 B 씨는 “규제지역을 풀어줘야 맞는데 장관 지역구라 특혜준다는 논란 나올까봐 몸사리는 것 같다”며 “규제 때문에 대출이 안되니까 미분양도 잘 해소가 안되는 것”이라 말했다.
집값 역시 하락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일산동구와 서구의 아파트값은 1년새 각각 1.69%와 2.12% 하락했다. 일산서구의 탄현8단지 동성아파트는 지난달 전용 101㎡가 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2015년 3억원에 거래됐던 걸 생각하면 20%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개발이 진행되는 곳이 많아 공급물량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1만3000가구가 입주한다. 그나마 삼송지구는 입주가 끝나가는 편인데, 향동은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이곳에만 8700여 가구가 입주한다. 이어 지축지구에서 올 연말부터 9100여 가구 입주한다. 내년부터는 덕은지구에서 4076가구가 순차적으로 입주하고, 내후년엔 장항지구에서 주택이 공급된다. 게다가 정부는 지난해 12월 3기 신도시 조성계획을 발표하며, 탄현동에 신규 택지를 조성해 3000가구를 더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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