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트렌드 맞춘 제품으로 소비자에 어필 -일부 ‘가심비 소비=저성장 시대 그늘’ 지적도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올해 유통업계마다 내놓은 설 선물세트의 대표 키워드는 가심비, 가정간편식(HMR), 소포장으로 요약된다.
그 중 새로운 소비 트렌드인 ‘가심비’가 단연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동안 가격 대비 성능을 일컫는 ‘가성비’가 소비 트렌드였다면 최근에는 가성비에 심리적인 만족도를 뜻하는 가심비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업체들이 부정청탁금지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올해는 주로 5만원 미만 가격대의 합리적인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또 농수축산물을 중심으로 한 10만원 미만 제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1~2인가구 증가에 따른 HMR제품으로 구성된 세트가 확대됐고, 소포장 제품으로 구성된 세트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가심비는 가성비에 ‘마음(心)’을 더해 가성비는 물론 자신의 만족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이다. 가심비는 지난해에 있었던 살충제 계란 파동, 발암물질 생리대 사태 등이 불거지면서 더욱 주목받게 됐다. 가심비는 단순히 나에게 필요한 물건을 구매할 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꼭 필요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캐릭터 상품이나 취미 생활 관련 상품을 구매하는 데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
이런 가운데 1인가족 증가로 HMR(가정간편식)시장도 가심비를 앞세운 마케팅이 한창이다. 혼밥족에게 편의성과 동시에 집밥 느낌의 한끼를 제공해 심적인 만족을 줘 판매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최근 많은 식품업체들이 냉장, 냉동, 상온 HMR들을 대거 선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단순히 한끼를 든든하게 채우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면 이제는 집에서 차려먹는 밥상을 받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심리적인 만족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콧대 높던 호텔도 가심비에 초점을 맞춰 설 선물세트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호텔 선물세트에 대한 편견을 깬 2018 설 선물세트 오는 14일까지 선보인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품격을 갖추면서도 합리적인 금액의 선물을 찾는 수요가 높아지고 특히 지난 추석때 10만원 이하의 상품들에 대한 문의가 많았던 점에 착안해 해당 가격대 상품의 비중을 크게 높였다”고 말했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도 이달 18일까지 전문 셰프와 소믈리에가 직접 구성해 가심비를 높인 2018 프리미엄 설 선물 세트를 판매한다.
일각에서는 가심비 현상 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가심비 위주의 소비는 저성장 시대의 그늘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즉, 소비자들이 저성장 시대에 흔히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해 추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ㆍ식품 업체들은 이런 트렌드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업체마다 잇따라 가심비를 앞세워 다양한 제품과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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