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본사의 갑질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남양유업이 이번엔 대리점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4일 노컷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한 대리점이 우유배달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려는 대학생A(23) 씨에게 월급의 열배가 넘는 배상금을 요구했다.
보도에 따르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우유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던 A 씨가 한 기업에 인턴으로 합격했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 한 겨울이라 우유배달 후임자를 찾지 못했다. A 씨는 점주에게 사정을 설명했더니 대뜸 “계약서 내용대로 배상금을 물어내라”는 황당한 답이 돌아왔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하고 사인했던 계약서를 확인해보니 대리점 아르바이트 계약서에는 “후임자에게 인계하지 못하거나 배달을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맡고 있는 배달 가구당 5만원씩 배상한다”고 표기돼있다.
또한 “어떠한 경우든 배달원이 대리점에 손해를 끼칠 경우 민·형사상의 책임을 진다”고도 명시돼있다. 대리점이 근로자와의 상하관계를 악용해 노동행위를 부당하게 강요하는 노예계약인 것이다.
우유배달원은 근로계약이 아닌 위탁판매계약을 맺기 때문에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따라서 손해배상 금지의 원칙 등의 내용을 담은 노동법에 보호받지 못한다. 대리점은 이같은 노동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것이다.
갑의 횡포에 시달리며 눈물을 떨구던 을이 애먼 병에 소위 ‘을질’을 하는 상황인 것.
한 노무사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계약서 자체가 불공정하다”며 “계약서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은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해당 대리점 관계자는 “알바생에게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해 배상 조항을 넣은 것이다. 판촉이나 영업비용 등을 따지면 한가구당 10만원 가까이 투입되는 상황”이라며 “우리 입장에선 일종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 관계자는 “과거 본사 영업사원들이 이러한 계약방식을 대리점주에게 교육하곤 해 아직까지 일부 대리점에 갑질 계약서 관행이 남아있는 것 같다”며 “이번 기회에 큰 반성과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