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서울 집값만 高高…“도심 노후 주거지 개발을”
시중 유동성 과잉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현재의 상승장은 2000년대 중반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일부 지역의 열기만 뜨겁고 나머지 지역은 한기를 면치 못하는 양극화 장세다. 특히 인구가 집중돼 있는 수도권에서도 서울의 기세는 등등한 것에 비해 신도시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한국감정원에서 2000년대 중반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해 이른바 ‘버블 세븐’(강남3구ㆍ양천ㆍ분당ㆍ용인ㆍ평촌)으로 불렸던 지역들의 상승률을 확인해 보면 이러한 분위기가 확연하다. 2015년 6월과 비교해 봤을 때, 서울은 2년 5개월 사이 12.1%나 상승했다. 반면 서울 밖 신도시는 분당만이 10.2%의 상승률을 기록했을 뿐 용인(2.4%), 평촌(6.5) 등은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았다. 경기도 전체 상승률인 5.9%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도심 회귀’라는 말로 풀이하고 있다. 과거에는 도심의 집값이 높아 신도시 등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경향이 강했지만, 이제는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것이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진단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도심 회귀 현상으로 인해 도쿄 인근의 타마(多摩) 신도시가 공동화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직주근접이 선호되면서 출퇴근이 용이한 도심 주거지가 인기를 끈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도시에서 나고 자란 ‘콘크리트 세대’가 경제의 주축이 되면서 전원 생활에 대해 향수를 느끼는 경향이 약해졌다”며 “도심의 아파트는 동선(動線)의 경제성을 가장 우선 고려한 공간인데 이것이 젊은 수요층의 요구와 맞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도심 회귀’라고 말할 정도의 양상에 이르지 않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일본의 경우 인구 감소와 부동산 버블 붕괴로 도심의 집값이 하락하면서 도심으로 돌아가는 분위기가 생겼다. 반면 한국은 도심의 집값이 거의 하락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오히려 신고점을 돌파하며 높아져 가고 있다. 이에 높은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서울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은 2009년 3월 이후 올해 11월까지 8년 8개월 연속으로 인구가 줄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한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자본의 도심 회귀’이지 ‘사람의 도심 회귀’가 아니라고 말한다. 개발 사업, 교통망 확충, 개발 사업 등의 호재가 잇따르면서 향후 집값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격인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유도해 오히려 젊은 인구의 도심 회귀를 막는 요인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
특히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은 이러한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정부는 잇따른 규제책을 통해 다주택자들에게 보유 부동산을 팔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에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상황이며, 그 ‘한 채’에 대한 수요는 서울 특히 강남에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강도 규제에 거래가 뚝 끊겼음에도 불구하고 강남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좋을 때는 외곽 지역의 좋지 않은 물건에도 투자가 이뤄지지만 시장 환경이 악화되면 그런 곳들에 들어간 자금이 가장 먼저 빠져나온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자본만이 아니라 사람도 도심 회귀를 할 수 있도록 도심의 노후 주거지를 도시재생 등의 사업을 통해 개발해 주택 공급을 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성훈 기자/paq@
paq@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