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이 주요 환경규제 모두 적용 -2020년 온실가스 목표치 美보다 낮아 -내년부터 2021년, 2025년 목표치 논의 -산업부 통해 청와대에 규제완화 전달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국내 자동차 업계가 문재인 정부에 환경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요구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내년부터 업계와 정부 간 추가적인 온실가스 감축 논의가 시작될 예정이라 문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환경규제를 놓고 민관 사이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업체들은 환경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요구안을 정리해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한 뒤 최종적으로 청와대에 업체들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요구안은 오는 19일 전후로 완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취임 초기, 업계가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것이어서 자동차 업계의 규제완화 건의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반응이 주목된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가 안 되는 한국이 6만달러에 육박하는 미국 등보다 더욱 엄격한 환경규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자동차 업계에 가혹하다는 것이 업체들의 공통된 목소리”라며 “갈수록 위축되는 내수 상황에 기술수준, 시장규모 등을 고려한 현실적인 규제가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실제 국내에 적용되는 환경규제는 양과 질 모든 측면에 있어 미국, EU, 일본 등 선진 자동차 시장보다 대체로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

우선 국내에는 ▷유해가스배출규제 ▷평균연비규제 ▷평균온실가스규제 ▷자동차재활용규제 ▷배출거래권규제 ▷신화학물질규제 등 모든 주요 환경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자동차재활용규제, 배출거래권규제, 신화학물질규제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 EU는 평균연비규제를 도입하지 않았고, 일본은 평균온실가스규제, 배출거래권규제, 신화학물질규제 등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

특히 유해가스배출규제 관련 국내는 가솔린은 캘리포니아 기준, 디젤은 유럽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연료별로 가장 엄격한 기준을 도입했다는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다.

기준치 또한 이들 선진국보다 낮은 것이 사실이다. 2020년에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은 평균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97g/㎞로 낮춰야 한다. 2015년 140g/㎞보다 30% 더 엄격해진 수치다. 이는 세계적으로 온실가스규제가 가장 엄격하다는 EU(95g/㎞)에 맞먹는 수준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2020년 목표치가 113g/㎞로 2015년 147g/㎞에서 23% 낮추는 데 그쳤다.

정부와 자동차 업계는 내년부터 2021년, 202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논의에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벌써부터 양측 간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2020년 목표치는 이미 업계 의견을 수렴해 정해진 수치라 변경할 수 없고, 향후 목표치도 업계와 충분히 논의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 국내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엄격한 규제가 지속된다면 비용상승으로 제품 및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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