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연은, 기상이변 물가 영향 분석
올해 4~7월 PCE 물가 0.3%p 상승 추정
내년 라니냐 뒤따르면 물가 최대 1%p↑
유가·관세 충격에 기후 변수까지 겹쳐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엘니뇨 현상이 내년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최대 1%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유가 상승과 관세 인상 등으로 물가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상이변까지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위험 요인으로 떠오른 것이다.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연준의 통화정책에도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최근 발간한 경제연구 보고서 ‘이코노믹 레터’에서 엘니뇨가 2027년 미국 물가를 끌어올릴 상당한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세계 각지에 가뭄과 홍수, 이상고온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달 이번 엘니뇨가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현상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이, 다른 지역에서는 홍수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온 상승과 기상이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샌프란시스코 연은 연구원 3명은 보고서에서 “현재의 엘니뇨가 올해 4월부터 7월 사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약 0.3%포인트 높였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초기 물가 상승 효과는 올해 말 사라지겠지만 2027년에는 물가를 최대 1%포인트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같은 전망은 올해 엘니뇨에 이어 내년에 라니냐 현상이 발생한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라니냐는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으로, 엘니뇨와 마찬가지로 세계 각국의 기후와 농산물 생산 등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기상이변과 기존 공급망 불안이 맞물릴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이들은 ”비료 시장 혼란, 에너지 시장의 공급망 차질, 기록적인 기상 이변 등 최근 상황들이 이번 엘니뇨와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상이변으로 농산물 생산과 물류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식품 가격과 에너지 비용 등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연준의 목표치를 웃도는 상황에서 나왔다.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급망 차질에 이어 지난해 급격한 관세 인상, 올해 국제유가 상승 등 잇따른 물가 충격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5년 반 넘게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관련 상품과 서비스 수요 증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도 새로운 변수로 거론된다. 금융 여건 역시 특별히 긴축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연준의 물가 안정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연준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오는 12월과 내년에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연구진은 엘니뇨가 물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미국의 고용 증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기상이변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물가와 고용에서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엘니뇨에 따른 물가 상승 효과가 내년에 본격화할 경우 연준은 고용과 물가라는 두 정책 목표 사이에서 더욱 복잡한 판단을 요구받을 것으로 보인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