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에코테크 R-칩, 10월 말 누적 판매량 7000t 돌파

작년 연간 판매량(1600t)의 4배 이상…가동률도 상승

올들어 전쟁 여파에 신재 페트 수급 불안·가격↑

재생원료 의무 사용 제도 시행…중장기 수요 확대 기대

삼양에코테크에서 생산하는 페트 플레이크. 이 같은 재활용 플레이크는 향후 R-칩으로 제조된다. [삼양에코테크 제공]
삼양에코테크에서 생산하는 페트 플레이크. 이 같은 재활용 플레이크는 향후 R-칩으로 제조된다. [삼양에코테크 제공]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올들어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석유화학 원료 수급 불안이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에는 뜻밖의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원료로 생산하는 신재 페트(PET) 수지 가격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재생 페트칩으로 수요가 이동한 것이다. 삼양그룹의 재활용 소재 사업 계열사인 삼양에코테크도 재생 페트칩 판매가 빠르게 늘며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3일 삼양그룹에 따르면 삼양에코테크가 자체 생산한 재활용 페트칩인 ‘R-칩(Chip)’ 판매량은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7000톤(t)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인 약 1600t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많은 규모다. 지난해 한 해 동안 판매한 물량을 올해는 10개월 만에 크게 웃돈 것이다.

R-칩 판매가 급증한 배경에는 중동전쟁에 따른 신재 페트(PET) 수지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이 있다. 페트는 생수병과 음료 용기 등에 쓰이는 대표적인 플라스틱 소재다. 석유에서 추출한 나프타를 비롯한 석유화학 기초 원료를 바탕으로 생산한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석유화학 원료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신재 페트 가격도 올랐다.

반면 폐페트병을 원료로 생산하는 R-칩은 석유화학 원료의 직접적인 수급 불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석유화학 원료 가격과 수급 상황에 따라 조달 불확실성이 커진 신재와 달리 R-칩은 폐페트병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원료 조달 경로가 달라 석유화학 공급망 불안에 대응할 수 있는 대체 소재가 된 것이다.

또한 기존에는 재활용 공정에 드는 비용 등으로 신재보다 가격이 높은 경우가 많았지만, 신재 페트 가격이 오르면서 양쪽의 가격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한때 R-칩과 신재 페트의 가격이 비슷한 수준까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제조업체들이 대체 원료로 R-칩을 찾으면서 주문도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실제 생산설비 가동률도 높아졌다. 삼양패키징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R-칩 생산에 사용되는 페트플레이크 및 페트칩 설비의 올해 상반기 말 가동률은 61%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보다 13%포인트(p) 상승했다. 삼양에코테크는 폐페트병을 분쇄·세척해 만든 페트플레이크와 이를 추가 가공한 R-칩을 생산한다. 삼양에코테크의 연간 R-칩 생산능력은 2만2000t으로, 국내 재활용 페트칩 시장에서 가장 큰 생산 규모를 갖춘 업체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원유 파동이 있던 시기에는 R-칩을 시트류(PET, 도시락 뚜껑·과일 포장재·테이크아웃 컵 등에 사용됨)에 사용하기 위한 문의가 많았고, 최근에는 식품용기에 사용하기 위한 문의가 더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도 성장 기반이 될 전망이다. 올해부터 연간 5000t 이상의 페트병을 사용하는 먹는샘물 및 비알코올 음료 제조업체는 무색 페트병을 생산할 때 인증받은 재생원료를 10% 이상 사용이 의무화됐다. 또한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원료 사용 의무 대상을 연간 1000t 이상 페트병 사용 업체로 확대하고 의무 사용 비율도 30%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재생 페트칩 시장은 일시적인 수요 증가를 넘어, 석유화학 원료 가격 안정 이후에도 제도적 수요가 탄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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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23584?sec=027

ke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