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15일부터 외화 지급준비율 2%p 인상

2023년 9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조정

위안화 올해 5% 넘게 상승…강세 속도 조절

발표 직후 위안화 0.37% 하락…시장 영향 주목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기준금리격인 대출 우대금리(LPR)을 9개월 연속 동결했다.[EPA]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기준금리격인 대출 우대금리(LPR)을 9개월 연속 동결했다.[EPA]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가파른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을 3년여 만에 인상한다. 올해 들어 위안화 가치가 달러 대비 5% 넘게 상승하자 시중의 달러 유동성을 줄여 환율 안정에 나선 것이다. 이번 조치로 약 240억달러(약 32조원)의 외화 자금이 금융시장에서 흡수될 것으로 추산된다.

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오는 15일부터 금융기관의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을 현행 4%에서 6%로 2%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이번 조치의 목적에 대해 “금융기관의 외화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외화예금 가운데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맡겨야 하는 자금의 비율이다. 지급준비율이 높아지면 은행이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달러 등 외화 자금이 줄어든다.

이는 시중의 달러 공급을 축소해 달러 가치를 상대적으로 높이고 위안화의 급격한 가치 상승을 완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중국이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을 조정하는 것은 2023년 9월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당시 인민은행은 위안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6%에서 4%로 낮춘 바 있다.

반대로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는 것은 2021년 12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위안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한 것이다.

최근 위안화는 중국의 견조한 수출과 대규모 무역 흑자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위안화 가치는 올해 들어 미국 달러 대비 5% 넘게 상승하며 아시아 주요 통화 가운데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국 기업들의 외화 환전 수요도 위안화 강세를 뒷받침한 요인으로 꼽힌다. 수출기업들이 보유한 달러를 위안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위안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으로서는 위안화 가치가 지나치게 빠르게 오를 경우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지급준비율 인상은 시중에 풀린 달러 자금을 줄여 위안화 강세 속도를 조절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로이터는 이번 조치로 중국 금융시장에서 약 240억달러의 외화 유동성이 흡수될 것으로 추산했다.

인민은행의 발표 이후 외환시장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다.

이날 중국 역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한때 0.37% 하락한 달러당 6.6728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위안화의 가파른 상승 속도를 늦추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강세 흐름 자체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의 무역 흑자와 기업들의 외화 환전 수요 등 위안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외화 지급준비율 인상이라는 정책 수단을 꺼내 들면서 향후 위안화 환율의 움직임과 추가적인 외환시장 안정 조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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