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도

근원물가 외식서비스 등 상방압력

성장·물가 ‘긴축’ 가리켜 인상 무게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음식점 앞에 삼겹살 메뉴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음식점 앞에 삼겹살 메뉴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로 두 달 연속 둔화했지만, 통화당국은 여전히 물가 상승세가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2.8%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높은 경제 성장세에 물가 오름세까지 확인되면서 오는 26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리는 모양새다.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3일 오전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대해 “농·축·수산물 출하 여건 개선으로 전월보다 오름폭이 소폭 축소됐지만 개인서비스와 내구재 등을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를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73(2020년=100)으로 작년 동월 대비 2.8%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3.1%, 9월 2.9%에 이어 두 달 연속 둔화했다. 농·축·수산물은 채소류를 중심으로 1.7% 떨어졌지만, 석유류 가격은 14.9% 급등하며 9월(14.8%)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만약 정부의 석유류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석유류 가격은 더 큰 폭으로 뛰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변동성이 큰 항목들을 제외한 근원물가의 상방 압력도 여전하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작년 동기 대비 2.8% 오르며 9월과 같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관련 산업 전반의 가격 인상으로 번지는 이른바 ‘칩플레이션’ 등이 근원물가를 떠받친 것으로 보인다. 이 부총재보는 “근원물가는 누적된 비용압력의 전이 등에 영향받아 여행 및 외식서비스, 전자제품 등에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 삼겹살 외식가격은 지난 8월 기준 200g 평균 2만1321원까지 올라 1년 전보다 약 4.3% 비싸졌다.

한은은 11월에도 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총재보는 “국제유가 움직임 등에 영향받겠지만 근원물가의 높은 오름세를 고려할 때 2%대 후반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소비자물가가 중동상황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비용충격의 전이, 수요측 압력 증대 등으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계심을 가지고 물가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호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지호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시장의 관심은 이달 26일 금통위로 쏠린다. 한은은 지난달 22일 기준금리를 연 3%로 만장일치 동결하면서도 긴축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신현송 한은 총재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과 10월 소비자물가를 확인한 뒤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시사했다.

3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1%로 한은의 8월 전망치(0.3%)를 3배 이상 웃돌았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액은 작년보다 두 배가량 불어난 1152억8000만달러, 1∼10월 누적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9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성장과 물가 모두 인상 논거에 힘을 보탠 셈이다.

향후 물가 상승 요인들도 산재해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에 따른 국제유가도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달 말 일몰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도 변수다. 원/달러 환율도 최근 소폭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지난달 26일 1323.1원(주간종가 기준)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2일 1345.8원까지 뛰었다. 3일 오전 9시 원/달러 환율은 1345.3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만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금리를 올려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면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반면 3분기에 꺾인 민간소비나 증시 하락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 등은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은은 앞으로 반도체 성장세를 중심으로 한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는만큼, 오는 26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경제성장과 물가 경로를 얼마나 높일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반도체주 하락과 금리인상이 동시에…투자심리 9월부터 얼어붙었다 [머니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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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월간 뉴스심리지수는 95.34로 전월(99.39)보다 4.05포인트 하락하며 두 달 연속 100을 밑돌며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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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