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일본 증권사 인수 발표 예고
중국 본토 금융사 M&A도 연내 마무리
“AI 혁명 이제 10~20% 진행된 수준”
레버리지 투자 경고·집값 하락 가능성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글로벌전략가(GSO)가 일본 증권사 인수합병(M&A)을 오는 29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본토에서도 연내 금융회사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과 관련해서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반도체 업황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이른바 ‘반도체 고점론’에 선을 그었다.
박 회장은 27일 서울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경영대학원 설립 60주년 기념 특별강연 ‘글로벌 자본시장, 다음 세대의 도약 그리고 한국 경제의 새로운 길’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강연 도중 “내일(28일) 오후쯤 미래에셋의 M&A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곧 발표될 M&A 대상은 아시아권의 한 증권회사”라며 “이사회는 28일이 아닌 29일에 열린다”고 정정했다. 인수 대상은 일본 증권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시장에서도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중국 본토에서 추진 중인 M&A가 아마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기업 역시 금융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큰 국가의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M&A를 지속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특히 “제일 하고 싶은 곳은 미국과 중국”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증시의 최대 화두인 반도체 고점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박 회장은 “AI 혁명은 지금 많이 왔어도 10~20% 정도 진행된 것 같다”며 “반도체 고점론은 틀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AI 산업의 성장 여력이 여전히 큰 데다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이 제한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메모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중국 창신메모리까지 포함해 4개밖에 안 된다”며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올라가면 살 수는 있지만 생산 확대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 회장은 “한국은 제조업이 이끌어가는 나라”라며 “제조업은 경기 순환의 영향을 받아 좋았다가도 갑자기 경쟁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호황기에 확보한 자금을 배당으로 돌리기보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성을 거듭 경고했다.
박 회장은 “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부정적인 사람이었다”며 “회사 이익을 위해 상품을 만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레버리지 ETF를 좋아했다면 홍콩에서 할 수 있었을 텐데 하지 않았다. 한국 사람들이 손해를 볼까 봐 그랬다”고 말했다.
특히 가상자산 레버리지 투자에 대해서는 “두 배, 세 배, 미국의 열 배 코인 레버리지는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절대 하면 안 된다는 느낌이 확 왔다”고 밝혔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원화 강세가 반드시 한국 경제에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원화가 강세여야 한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며 “한국 경제의 60~70%를 차지하는 것이 제조업인데 제조업을 강하게 만들려면 원화 강세로 가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집값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 회장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이라며 “아파트 가격은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도 제안했다. 그는 “20층까지는 오피스로 짓고 그 위에는 아파트를 지으면 된다”며 도심 건축물의 복합 개발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서울 인근 골프장을 임대주택 부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중국의 기술 산업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다.
박 회장은 “내가 중국인이라면 집을 팔고 창신메모리를 사겠다”며 “마오타이의 시가총액을 창신메모리가 넘어갔다는 것은 중국 시장이 기술 굴기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중국 증시에서 전통 소비재 기업보다 첨단 기술 기업의 성장성이 주목받는 흐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