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베니브라크 거리에 설치된 ‘우파 아니면 팔레스타인’이라고 적힌 리쿠드당의 선거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리쿠드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당으로, 극우 소수 정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다. [AP]
사람들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베니브라크 거리에 설치된 ‘우파 아니면 팔레스타인’이라고 적힌 리쿠드당의 선거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리쿠드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당으로, 극우 소수 정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27일(현지시간) 시작하는 총선에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는 이스라엘인들이 수만명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약 730만명의 유권자가 120명의 크네세트(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해외에서 귀국해 투표하는 이들은 대부분 ‘네타냐후 심판론’을 지지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지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번 총선을 위해 최소 5만명이 귀국할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나 미국의 비영리단체 에이드 콜리션((Aid Coalition)에 따르면 지난주 투표를 위해 귀국한 이스라엘인들만 해도 최소 6만7000명에 이른다.

이스라엘은 해외에 있는 군인, 외교관이나 입원 환자, 피난민 등을 제외하고는 재외국민 투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외국에 머무는 국민들이 투표하려면 직접 이스라엘까지 가야 한다. 이런 불편에도 직접 투표하러 귀국한 이들이 수만명이라는 것인데, 여기에는 ‘네타냐후 심판론’이 큰 역할을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드리드에 거주하다 투표를 위해 귀국한다는 47세의 이스라엘 여성 다프나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정말 크고, 우리는 앞으로 돌아와 살고 싶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네타냐후가 또다시 승리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집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다…더 이상 우리가 그(이스라엘의) 일부가 아니라는 뜻”이라고 전했다.

미국 뉴저지에 거주하는 46세의 이스라엘인 미키는 FT에 “이 나라의 미래가 극도로 걱정된다”라며 “네타냐후가 이기면 그는 우리를 짓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심판하기 위해 투표한다는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전쟁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침 뉴욕타임스(NYT)에서는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수주간 이란에 대한 새로운 공습을 추진했으나 에얄 자미르 참모총장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이미 정치권 안팎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선거 국면에서 안보 위기를 조장하며 군사적 성과를 부각하려 시도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투표를 위해 귀국하려는 이스라엘인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에이드 콜리션 외에도 이스라엘인들의 귀국을 독려하는 조직이 다양하게 짜여졌다. 반정부 활동가 단체들은 ‘이스라엘 민주주의 구호(Saving Israeli Democracy)’라는 이름으로 전세기를 마련해 국외 거주자들의 귀국을 지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 7시부터 시작한 이스라엘의 총선은 저녁 10시에 종료된다. 개표는 현지시간 기준 27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며, 공식 결과 확정은 법적으로 다음달 4일까지로 규정됐다. 개표에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해외 공관에 있는 외교관이나 군인, 피난민 등 ‘특수투표’가 많기 때문이다. 해당 표들은 이스라엘 중앙선관위에서 중복투표 여부를 확인한 뒤 집계한다. 이 같은 특수투표는 2022년 총선에서 약 46만3000표로, 전체 투표의 10%에 달할 정도로 많았다. 올해는 군 동원과 피난민이 증가해 그 비중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특수투표와 해외에서 귀국해 투표하는 귀국투표가 이번 선거에서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해당 유권자들의 표심은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집계된 적이 없어, 향방을 쉽게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스라엘의 선거가 줄곧 수천표 차이로 승패가 결정된 경우가 많았다는 것도 특수투표와 귀국투표의 중요성을 더하는 대목이다. 이번 선거도 가디 아이젠코트 전 군참모총장과 네타냐후 총리가 박빙의 승부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공식 결과 발표의 법적 시한은 11월 4일까지지만, 출구조사 결과는 27일 투표가 끝나는 10시에 바로 나온다. 여기에 특수투표 등의 결과까지 더한 전체 윤곽은 오는 29일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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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