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지구서 시작된 불길 1·3지구로 번져

남쪽 5·7지구까지 확산, 진화 난항

주민 39명 자력 대피, 인명피해 없어

소방 대응 2단계, 헬기 6대 등 투입

27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 화재가 발생해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6.10.27 [독자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연합뉴스>
27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 화재가 발생해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6.10.27 [독자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발생한 화재가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77가구 107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소방 당국이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27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2지구의 가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오후 3시 59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불길이 확산하자 오후 4시 29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그러나 강풍의 영향으로 불길이 여러 지구로 번지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7시 30분께 진행한 2차 브리핑에서 “구룡마을 2지구에서 최초 발생한 화재가 1지구로 확대되다가 바람의 영향으로 남쪽 3지구 쪽으로 번지고 있다”며 “현재는 7지구 인근까지 연소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초 서쪽 구룡산 방향으로 불이 번지다가 바람 방향이 바뀌었다”며 “남쪽의 5지구와 7지구로 연소가 확대되고 있는데 가장 큰 피해지역은 1·2·3지구”라고 설명했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1·2·3지구에서 77가구 107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구청은 피해 주민들을 위해 개포중학교와 구룡중학교 체육관에 임시 대피소를 마련했다.

다행히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주민 39명이 스스로 대피했으며 부상자나 실종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화재 현장에 고립된 인원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현장에서 발생한 다량의 연기는 서울 도봉구와 경기도 안양시에서도 목격됐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가스통이 폭발하는 소리로 추정되는 굉음이 여러 차례 들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소방 당국은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 인력 232명과 헬기 6대를 포함한 장비 110대를 투입했다.

경찰도 256명을 동원해 현장 통제와 안전 관리에 나섰으며 보건소에서는 308명이 투입됐다.

구룡마을은 서울 강남 지역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곳이다.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 478 일대에 위치한 구룡마을은 1970~1980년대 강남권 개발 과정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철거민 등이 이주하면서 형성됐다.

축구장 약 40개에 해당하는 면적에 8개 지구가 들어서 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따르면 과거 1107세대에 달했던 구룡마을 거주 세대는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현재 약 54세대 수준으로 줄었다.

2016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구룡마을에는 향후 최고 28층 규모의 공공주택 2000여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2지구는 구룡산 자락과 양재대로에 인접한 지역이다.

구룡마을은 판잣집들이 밀집해 있어 화재가 발생하면 불길이 빠르게 번질 위험이 크다.

주택 상당수가 보온용 솜인 이른바 ‘떡솜’과 비닐, 합판 등 불에 잘 타는 자재로 지어진 데다 건물 사이 간격이 좁아 화재 확산에 취약하다.

좁은 진입로 탓에 소방차 접근이 쉽지 않고 액화석유가스(LPG)통과 전선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점도 진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구룡마을에서는 올해 초에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1월 16일 4지구에서 시작된 불이 인근 5·6지구로 번지면서 주민 258명이 대피했다.

당시 소방 당국은 구룡산으로 불길이 확산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 2단계를 발령했고 약 6시간 30분 만에 불을 완전히 진압했다.

이번 화재 역시 강풍에 따라 불길의 방향이 바뀌고 있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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