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농지 특별조치법 이달 발의
12월까지 국회 절차 마무리 추진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일반적·관행적 위반은 별도의 유예기간을 두지 않고 처분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상속받은 농지를 놀리거나 고령으로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해 임대한 경우 등이 대상이다. 농지은행은 지역별 농지 수요와 영농 효율성을 고려해 농지를 매입·공급하고, 농업진흥지역 밖으로 매입 대상도 넓힌다. 다만 투기 목적이 명백한 농지는 현행법에 따라 처분명령 여부를 판단한다. ▶관련기사 5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8일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이 같은 내용의 ‘농지조사 후속조치와 제도 개혁 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농지조사에서 확인된 관행적 위반을 구제하는 특별조치법을 이달 중 발의해 12월까지 입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후속조치의 핵심은 일반적·관행적 농지법 위반에 대해 농지은행 위탁을 요구하지 않고,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별조치법 제정을 통해 명백한 투기가 아니라면 처분의무나 이행강제금도 부과하지 않는 방향이다.
구제 대상에는 상속농지의 휴경과 소유상한 초과, 고령농의 관행적 임대차 등이 포함된다. 고령으로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해 이웃이나 친척에게 경작을 맡겼더라도 현행 농지법상 임대 허용요건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분하지 않는다. 사찰·종중 소유 농지와 미등기 상속농지도 마찬가지다. 소유자가 여러 명이거나 명의관계가 복잡해 정상적인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조사 결과를 근거로 처분하지 않을 방침이다. 맹지 등 영농이 어려워 장기간 비워둔 농지도 명백한 투기 의도가 없다면 처분 대상에서 제외한다.
다만 처분 면제와 임대차 합법화는 구분된다. 일반적·관행적 위반에 대한 처분 면제는 농지은행 위탁이나 양성화 특례기간 중 서면 계약 체결을 조건으로 하지 않지만,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 임대차를 적법한 계약으로 전환하려면 특별조치법에 따른 양성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농지은행의 매입 대상과 방식도 바뀐다. 현재는 곧바로 경작할 수 있는 농업진흥지역 농지를 중심으로 매입하지만 앞으로는 농업진흥지역 밖이라도 실제 영농에 활용할 수 있다면 매입 대상에 포함한다.
매입 방식도 개별 신청에 따른 매입에 더해 지역별 농지 수요와 영농 효율성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확대한다. 청년농과 전업농의 농지 이용 수요를 파악해 필요한 농지를 확보하고 공급한다. 농지 매입과 실제 영농 수요를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고령농이 은퇴하면서 내놓는 농지도 청년농의 영농 진입과 연계한다. 농지은행이 농지를 매입하거나 수탁한 뒤 규모화·집적화해 청년농과 전업농에게 공급한다. 농지연금 확대를 통해 고령농의 은퇴도 지원할 계획이다.
농지은행 매입 대기물량을 줄이기 위한 2027년 예산 확대도 국회와 협의한다. 농지은행 관련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원스톱 체계도 마련한다.
관행적 농지 임대차와 미허가 농업용 시설을 합법화할 수 있는 특례기간도 도입한다. 특별조치법 제정 후 적용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특례기간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현행 농지법상 임대 허용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특례기간에 서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 해당 계약기간 동안 적법한 임대차로 인정한다. 농지은행 위탁은 필수 조건이 아니며, 위탁할 경우 기존 경작자를 임차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
농업용 창고와 농업인 주택, 간이 농산물 처리시설 등 미허가 시설도 특례기간에 사후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법령상 요건을 충족하고 사전에 농지전용 허가 등을 신청할 수 있었으나 신청하지 않았던 시설이어야 한다. 농업진흥지역 내 금지시설 등은 제외하며, 비농업용 시설은 농지보전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장기간 숲으로 변한 농지나 농지로 이용해 온 임야·묘지 등은 신청을 통해 실제 이용 상태에 맞게 지목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반면 투기 목적이 명백한 농지는 엄격하게 처리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영농 목적으로 취득한 농지를 무단 방치하거나 임대한 경우 ▷허위 영농계획으로 농지 지분을 취득해 시세차익을 노린 경우 ▷농업법인 명의로 취득한 농지를 쪼개 팔거나 임대해 수익을 올린 경우 등이다. 첫 번째 유형에서는 상속으로 취득한 농지를 제외한다.
송미령 장관은 “투기 목적의 농지 소유자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부여한 뒤 현행 농지법에 따라 처분명령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내년 상반기 임대차·휴경 인정 사유 확대와 실경작자 보호 등을 위한 농지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농식품부는 다음 주부터 농지조사 상담센터를 운영해 후속조치를 안내하고 현장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농지 관련 정보를 연계한 통합 플랫폼도 구축한다.
김선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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