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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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나는 동안 국내 테마파크는 이용객 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테마파크의 평균 이용객 수가 3년 만에 32% 줄어든 가운데, 국내 대표 놀이공원인 에버랜드와 롯데월드도 세계 테마파크 방문객 순위에서 나란히 20위권 하위에 머물렀다.

이용객들이 가장 큰 개선 과제로 꼽은 것은 비싼 입장료와 식음료 가격이었다. 종합테마파크 방문에 드는 비용은 교통비와 숙박비 등을 포함해 1인당 평균 23만원을 넘어섰다. 해외 유명 테마파크들이 새로운 놀이시설과 인기 캐릭터를 앞세워 방문객을 확보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도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30일 한국관광공사의 ‘2025년 기준 테마파크업 실태조사’와 세계테마엔터테인먼트협회(TEA)의 ‘2025 글로벌 익스피리언스 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테마파크 업계는 이용객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관광객은 역대 최대인데…에버랜드 이용객 15.6% 급감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전국 813개 테마파크 사업체의 지난해 연평균 이용객 수는 4만3403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6만3817명과 비교하면 약 32% 감소한 수치다.

이들 사업체의 평균 사업수익도 같은 기간 16억9000만원에서 10억8000만원으로 약 36% 줄었다. 2023년 평균 사업수익 16억1000만원과 비교해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대형 테마파크 역시 이용객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TEA가 지난 2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방문객은 505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4.6% 줄었다. 세계 테마파크 방문객 순위는 22위였다.

에버랜드는 감소 폭이 더 컸다. 연간 방문객이 472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15.6% 감소하면서 세계 23위를 기록했다. 에버랜드는 2023년 세계 19위, 2024년 공동 20위에서 지난해 23위로 순위가 내려갔다.

국내 관광시장 전반의 성장세와 대비되는 흐름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894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15.7% 증가했으며, 코로나19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2019년의 1750만명도 넘어섰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효과는 국내 테마파크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 조사에서 종합테마파크 이용객 가운데 내국인은 93.4%를 차지했다. 외국인 비중은 6.6%에 그쳤다.

국내 테마파크가 여전히 내국인 방문객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내수 수요 감소에 민감한 구조라는 의미다.

세계 시장과 비교해도 국내 주요 테마파크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TE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상위 25개 테마파크 방문객은 총 2억4540만명으로 전년보다 0.2% 감소했다. 사실상 보합 수준이다.

반면 국내 대표 테마파크 두 곳은 각각 4.6%, 15.6% 감소하며 세계 평균보다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TEA는 한국 주요 테마파크의 방문객 감소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여름철 극심한 폭염 등 이상기후를 지목했다.

“입장료·먹거리 너무 비싸다” 60.5%…1인 방문 비용 23만원

국내 소비자들이 테마파크에서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문제로 꼽은 것은 가격이었다.

한국관광공사가 만 15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비싼 입장권과 식음료비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60.5%로 가장 높았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4%는 ‘노후시설 안전점검 및 사고 예방 대책 강화’를 선택했다.

이어 ‘대기 시간 축소를 위한 입장객 수 제한’이 43.3%, ‘연령대별 다양한 놀이기구와 콘텐츠 개발’이 42.3%를 차지했다.

휴게·편의시설 확충을 요구한 응답자는 39%, 교통과 주차 문제 개선을 원하는 응답자는 33.9%였다. 복수 응답을 허용한 조사 결과다.

이용객들이 체감하는 비용 부담도 상당했다.

지난해 테마파크 이용자들이 한 차례 방문할 때 지출한 금액은 1인당 평균 19만3000원으로 조사됐다. 규모가 큰 종합테마파크 이용자는 평균 23만4000원을 썼다.

종합테마파크 방문 관련 지출을 항목별로 보면 입장권 구입비가 6만4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식음료비가 5만4000원으로 뒤를 이었다.

개별 놀이기구 이용권 구매에 2만2000원이 추가로 들었다. 입장권과 놀이기구, 식음료 관련 지출만 합쳐도 약 14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숙박비 4만2000원, 교통비 3만6000원, 상품 구입비 9000원 등이 포함됐다.

1인당 23만4000원은 테마파크 시설 내부에서 지출한 금액에 교통비와 숙박비 등 방문 관련 비용을 합산한 평균이다.

방문 인원이 늘어날수록 전체 지출 부담도 커진다. 가족이나 연인 단위 방문객에게 가격이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이유다.

가격뿐 아니라 시설과 콘텐츠에 대한 개선 요구도 높았다. 안전 대책과 긴 대기 시간, 다양한 놀이기구 부족 등이 높은 응답률을 기록하면서 기존 시설의 운영 방식과 콘텐츠 경쟁력도 과제로 떠올랐다.

일본 디즈니씨·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성장…한국도 신규 놀이기구 승부수

해외에서는 신규 시설과 인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방문객을 늘린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의 방문객은 1604만명으로 전년보다 0.2% 증가했다. 2024년 말 개장한 슈퍼 닌텐도 월드의 ‘동키콩 컨트리’ 등이 새로운 볼거리로 자리 잡았다.

도쿄 디즈니씨는 지난해 1260만명이 방문해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신규 구역 ‘판타지 스프링스’가 온전히 운영된 첫해 효과가 반영됐다.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도 방문객 1499만4000명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미국에서는 유니버설 올랜도가 지난해 5월 개장한 ‘에픽 유니버스’ 효과를 누렸다. 이 시설은 개장 후 약 7개월 동안 방문객 400만명을 끌어모았다.

에픽 유니버스를 포함한 미국 플로리다 중부 주요 테마파크의 방문객은 전년보다 4.3% 증가했다.

국내 테마파크들도 신규 투자로 방문객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지난 7월 새로운 놀이시설 ‘콩X고질라: 더 라이드’를 선보였다. 영화 속 괴수 캐릭터를 활용한 대형 영상과 움직이는 탑승시설을 결합한 어트랙션이다.

에버랜드는 올해 개장 50주년을 맞아 기존 시설을 새롭게 단장했다.

지난 4월 사파리월드를 재개장하면서 탐험 차량과 동물 관찰 공간을 개선하고, 불꽃쇼와 서커스 공연도 개편했다. 새로 단장한 사파리월드에는 재개장 이후 약 50일 동안 30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해외 테마파크들이 신규 구역과 인기 IP로 방문객을 확보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도 체험 콘텐츠를 확대하며 경쟁에 나선 것이다.

국내 테마파크 산업의 과제는 비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새로운 방문 수요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입장료와 식음료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저항이 큰 상황에서 기존 시설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까지 유치할 수 있는 콘텐츠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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