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억만장자세’에 부호들 반발…“대신 기존 세제를 손보자”

아널드 “자본이득도 일반 소득과 같은 세율로”…큐반 “횡재 이익엔 증세”

베이조스 “하위 50% 소득세 면제”…애크먼 “‘바이·보로·다이’ 막아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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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억만장자 재산에 5%의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미국 부호들이 반발하고 있다. 다만 부유세에는 반대하면서도 기존 세제를 고쳐 초고소득층의 부담을 늘리거나 저소득층의 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억만장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정치 성향을 가리지 않고 미국 억만장자들은 캘리포니아주 주민발의안 40호에 잇달아 반대 입장을 내놨다. 이 발의안은 2026년 1월 1일 기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한 억만장자에게 순자산의 5%를 일회성으로 부과하는 내용이다. 걷힌 세수는 주로 공공의료 지원 등에 쓰일 예정이다.

억만장자들은 부유세가 도입되면 자산가와 기업가가 다른 주로 떠나 캘리포니아의 장기적인 소득세 기반과 경제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새 세금을 걷기보다 정부의 낭비성 지출을 줄이고 어려운 계층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그러나 소득이 많을수록 세금을 더 내는 누진적 세제 개편에는 찬성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아널드 “자본이득세율, 일반 소득과 같게”

에너지 투자자이자 자선사업가인 존 아널드(52) 아널드 벤처스 회장은 기존 세법의 일부 규정만 조정해도 초고액 자산가가 공정한 몫의 세금을 내도록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방정부의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핵심은 장기 자본이득세율을 일반 소득세율과 일치시키는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주식 등을 오래 보유하다 팔아 얻은 자본이득에 근로소득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아널드는 이메일에서 “노동으로 벌었든, 자본이득이나 이자, 증여로 얻었든 같은 세율로 과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이익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도록 투자자산의 최초 취득원가에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자산을 팔 때뿐 아니라 증여하거나 사망으로 넘길 때도 자본이득이 실현된 것으로 보고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세법 학자들이 부의 불평등을 키운다고 지적해 온 각종 조세 회피 수단을 차단하자는 취지다. 그는 스포츠 구단주에게 주어지는 세금 혜택도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에서는 구단주가 구단을 인수한 뒤 구단 가치의 상당 부분을 세법상 비용으로 나눠 처리해 과세소득을 줄일 수 있다. 아널드는 “1조달러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중 일정 몫을 세금으로 내고, 그 돈이 공공서비스에 다시 쓰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큐반 “직원에게도 주식 나눠야…10억달러 초과 이익엔 증세”

마크 큐반 코스트 플러스 드럭 컴퍼니 공동 창립자 [UPI]
마크 큐반 코스트 플러스 드럭 컴퍼니 공동 창립자 [UPI]

억만장자 기업가 마크 큐반(68)은 부유세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대신 기업이 CEO 보수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율만큼 직원에게도 주식을 지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직원들이 주식시장에 참여해 자산을 쌓게 하는 것이 부를 늘리는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1983년 첫 회사를 세울 때부터 보수의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해 왔다는 그는 이메일에서 “가치가 오를 수 있는 자산이 없으면 사람들은 뒤처진다”고 말했다.

세제 측면에서는 현재 1%인 자사주 매입세율을 올려야 한다고 봤다. 세율을 올려도 기업 행동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단일 거래에서 10억달러를 넘는 일회성 이익, 이른바 ‘횡재 이익’(Windfall Profits)에 대한 추가 과세도 주장했다. 자신이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를 매각한 거래가 대표적 사례다. 이런 매각 이익에는 지금도 자본이득세가 붙지만, 일정 규모를 넘는 초대형 거래에는 세 부담을 더 지우자는 것이다. 추가 세금을 매각대금 지급 전에 미리 공제하는 방식도 가능하다며 “그렇게 하면 부담이 덜하고 사람들의 행동도 바뀌지 않는다”고 밝혔다.

베이조스 “소득 하위 50% 연방 소득세 없애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 [AFP]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 [AFP]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62)는 지난 5월 CNBC 인터뷰에서 소득 하위 50% 근로자에게 연방 소득세를 부과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 조세정책 연구기관 택스파운데이션이 2023년 국세청(IR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는 조정총소득이 최대 5만3801달러인 계층에 해당한다. 조정총소득은 총소득에서 법적으로 인정되는 일정 공제 항목을 뺀 금액으로, 미국 소득세 산정의 기준이다. 다만 하위 절반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연방 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다.

베이조스는 자신을 비롯한 초고액 자산가가 세금을 더 내야 하는지를 두고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억만장자를 비난하고 이들의 세금만 올리는 것으로는 어려운 사람들을 충분히 도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애크먼 “주식 안 팔고 대출받아 세금 피하는 관행 손봐야”

미국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퍼싱 스퀘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CEO)인 빌 애크먼 [AFP]
미국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퍼싱 스퀘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CEO)인 빌 애크먼 [AFP]

뉴욕의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도 부유세에는 비판적이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12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존 세제가 더 공정해져야 한다며 초고액 자산가의 대표적 절세 전략인 ‘바이·보로·다이’(Buy, Borrow, Die)를 문제 삼았다.

이는 자산을 사들이고(Buy), 이를 담보로 돈을 빌린 뒤(Borrow), 팔지 않고 사망할 때까지 보유하는(Die) 전략이다. 주식 등의 가치가 크게 올라도 팔지 않으면 자본이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부유층은 자산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는 대신 담보대출로 생활비와 투자자금을 충당하는데, 대출금은 보통 소득으로 분류되지 않아 소득세도 붙지 않는다. 이후 상속인은 취득원가 조정 규정 등을 활용해 피상속인 생전에 발생한 가치 상승분에 대한 자본이득세를 피할 수 있다.

애크먼은 이런 장기 자산담보대출에도 일정한 과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단기대출이 아닌 개인 대출의 경우 대출금이 담보자산의 최초 취득원가를 넘는 부분에 세금을 매기자는 것이다. 주식을 팔지 않고 담보대출로 자본이득세를 장기간 피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다.

‘세기의 재혼’ 앞둔 아마존 창업주…우주여행하려 아마존 만들었다? [더 비저너리-제프 베이조스]

‘세기의 재혼’ 앞둔 아마존 창업주…우주여행하려 아마존 만들었다? [더 비저너리-제프 베이조스]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2019년 1월. ‘세기의 이혼’이 회자됐다. 이혼 합의금만 무려 한화 40조원. 주인공은 미국 온라인 상거래업체 아마존 창업주인 제프 베이조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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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