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클렌부르크서 AfD 37%로 1위 예측…2021년 20.3%서 두배 가까이 급등
CDU 5% 안팎으로 4위 추락…베를린서도 28.2%→20%로 후퇴
메르츠 “재앙” 인정…AfD 돌풍 못 막으며 리더십 책임론 커질 듯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독일 극우 정당 독일대안당(AfD)이 옛 동독 지역에서 또다시 제1당에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AfD가 4년여 만에 득표율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린 반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독민주당(CDU)은 의회 진입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참패 위기에 몰렸다. 메르츠 총리는 선거 결과를 “재앙”이라고 인정했다.
20일(현지시간) 독일 공영 ARD방송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북동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의회 선거에서 AfD는 37.0%를 득표해 중도진보 사회민주당(SPD·35.5%)을 제치고 제1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AfD는 2021년 주의회 선거에서 기록한 20.3%보다 득표율을 16.7%포인트 끌어올렸다. 4년여 만에 지지율을 두 배 가까이 불린 셈이다.
출구조사대로 최종 결과가 확정되면 AfD는 지난 6일 작센안할트주에 이어 옛 동독 지역 주의회 선거에서 2연승을 거두게 된다. 옛 동독을 중심으로 AfD의 지지 기반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메르츠 총리가 중앙당 대표를 맡고 있는 CDU는 참패가 예상됐다. ARD 조사에서 CDU의 득표율은 5.5%로 좌파당(7.5%)에도 밀린 4위에 그쳤다.
ZDF방송 조사에서는 CDU의 예상 득표율이 5.0%까지 떨어졌다. 최종 개표 결과 득표율이 5%에 미달하면 의석 배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주의회에서 아예 퇴출당할 수 있다.
같은 날 치러진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도 CDU는 고전했다.
출구조사에서 좌파당이 24.5%로 제1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고 CDU는 20.0%로 2위에 그쳤다. AfD는 16.0%를 기록해 3년 전보다 득표율을 6.9%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CDU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다시 치러진 2023년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 28.2%를 득표해 제1당에 올랐다. 이번에는 득표율이 8%포인트 넘게 떨어지는 셈이다.
최종 의석 배분과 연립정부 협상 결과에 따라 CDU가 22년 만에 되찾았던 베를린 시장 자리마저 내줄 가능성이 커졌다. CDU 소속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은 올해 1월 대규모 정전 당시 여자친구와 테니스를 치고도 업무를 봤다고 거짓 해명한 사실이 드러나 재선을 포기했다.
이번 선거는 메르츠 총리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간접 신임투표’로도 받아들여졌다. 연방정부의 리더십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데다 집권 이후에도 AfD의 상승세를 꺾지 못하면서 메르츠 총리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메르츠 총리도 이날 저녁 CDU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 출구조사 결과를 “재앙”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변화에는 힘이 필요하다. 모두에게 박수를 받을 수는 없으며 어떤 분야에서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이 책임을 받아들인다. 나 역시 우리나라를 전진시키고 싶기 때문에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AfD가 옛 동독에서 연이어 제1당 자리를 차지하고 수도 베를린에서도 지지율을 크게 끌어올리면서 독일 정치권의 ‘극우 돌풍’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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