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포기로 9월 잔여세대 재모집 진행
한옥 거주 특수성·높은 임대료 한계
SH “임대료 조정 등 보완책 마련”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수백 대 일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서울시 공공한옥 임대주택의 일부 호실이 당첨자들의 계약 포기로 반년 가까이 공실 상태로 남아있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보완책을 마련해 진행한 재공고에서도 평균 2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해 높은 수요가 확인된만큼 이번엔 실입주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15일 SH에 따르면 이달 초 진행된 서울시 공공한옥(일반주택형 미리내집) 잔여세대 4호 입주자모집에는 831명이 접수해 평균 207.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성북구에 있는 보문동6가 41-17 한옥은 574명이 몰려 가장 인기가 높았다. 이 주택은 최초 모집 당시 95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곳이다.
이번 잔여세대 입주자 모집은 올해 1월 진행된 모집에서 4곳의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해 이뤄졌다. 최초 공고에서는 7곳의 한옥 임대주택 입주자를 모집하는데 2093명의 신청자가 몰리며 평균 299대1의 높은 경쟁률이 발생했다. 하지만 당첨자의 기타 임대주택 중복 당첨, 실제 한옥 거주에 대한 우려 등으로 실제 계약까지 이뤄진 주택은 3곳에 불과했다.
SH 관계자는 “공공한옥 임대주택은 지난해 처음으로 도입된 단독주택 형태의 새 임대주택 유형으로 과도기에 있는 만큼 제도 초기 적용 과정에서 입주 포기가 발생한 것”이라면서 “당첨자 중 상당수가 아파트, 다가구 등 동시에 공급된 다른 주거 선택지로 이동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업계에서 제기되는 거주 관련 어려움으로는 한옥의 특수성과 높은 임대료가 손꼽힌다. 일반주택형 미리내집(공공한옥)은 총자산가액은 3억6200만원 이하이면서 월평균소득 130%(맞벌이는 200% 이하)라는 자산·소득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주택에 따라 아파트형 미리내집이 더 저렴한 경우도 발생한다.
잔여세대 공고에서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보문동(51㎡) 한옥은 방3개, 화장실2개 형태의 마당이 딸린 주택으로 1억400만원의 보증금에 월세 135만원(기본 임대조건)을 내야 한다. 반면 자산 기준이 6억6200만원 이하(가구당 월평균소득이 120% 기준, 전용60㎡ 이하)인 아파트형 미리내집(장기전세주택2)의 경우 성동구 왕십리주상복합 47㎡(2억6208만원), 동대문구 이문3 복합공공청사 43㎡(2억9562만원)에 당첨되면 이보다 더 저렴한 주거비로 거주가 가능하다.
59㎡를 찾는 수요자에게도 대안은 존재한다. 전세형 상호전환 시 보증금 5억7900만원, 월 임대료 53만원인 가회동 한옥 대신 성동구 청계SK뷰(5억3742만원) 등에 당첨되면 월세 부담 없이 아파트에서 더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다.
SH는 한옥이라는 특수한 주택 형태와 종로구 등 도심에 위치한 입지적 특성으로 인해 시세에 따른 높은 임대료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이 있다고 본다. SH 관계자는 “현장의 의견과 제기되는 우려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잔여세대 공고의 최종 계약 결과에 따라 향후 더 많은 실수요자가 부담 없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임대료 조정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H와 서울시는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이번 재공고에서는 ▷서류심사대상자 후보자 수 확대(6→12배수) ▷한옥살이 지원 교육, 기별 시설관리 서비스 제공 ▷공동시설(공유창고) 제공 등 보완책을 마련했다.
다만 행정 절차상 잔여세대 당첨자의 실입주는 올해 12월~내년 2월 사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당초 입주 시기(4~6월)과 비교했을 때 반년 이상 공실로 남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SH 관계자는 “공사 소유의 잔여 세대 4곳은 호당 공과금이 분기별 10만 원 내외로 재정적 부담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공실 장기화를 최소화하고 자산이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및 보완 방안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또한 해당 공간을 연내 예정된 한옥 관련 행사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hop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