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징수된 부담금 아직도 걷혀
국회 폐지 여부 두고 논의…“서둘러야” 지적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내년도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배분하기 위해 편성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관련 예산이 8300만원으로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대 징수된 부담금이 십수년이 지난 현재까지 부과되고 있는 가운데, 재초환에 대한 구체적인 운영 방향을 신속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0~2012년 21억원 징수…아직도 걷혀
20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내년 ‘재초환 자본이전’ 사업에 8300만원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 1억9600만원보다 1억1300만원 줄어든 규모로, 전년 대비 57.7% 감소했다.
재초환 자본이전은 재건축사업에서 발생한 초과이익을 환수해 조성한 재건축부담금 중 국가에 귀속되는 재원을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 등에 다시 배분하는 사업이다. 재건축부담금은 국가·광역지자체·기초지자체에 각각 배분되며, 국가 귀속분 역시 다시 지자체에 재배분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건축부담금은 대부분 지자체 세입으로 귀속되고 일부가 중앙정부에 배분된다”며 “중앙정부로 들어온 재원은 집행잔액 등을 더해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자체에 다시 배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편성된 8300만원 역시 새로운 재건축 사업에서 발생한 부담금이 아니라 과거 부과분에서 발생한 재원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0~2012년께 약 5개 사업장에 부과된 총 21억원 규모의 재초환 부담금 가운데 일부가 소송 등의 이유로 납부되지 않았다가 최근까지 계속 징수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거 재초환 부담금이 부과됐을 당시 소송 등으로 납부되지 않은 금액이 계속 걷히면서 관련 자본이전 예산도 편성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초환 제도가 아직까지 과거 부과분의 징수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재초환은 2006년 재건축사업에서 발생하는 초과이익을 환수하기 위해 도입됐다. 재건축사업 종료 시점의 주택가액에서 개시시점 주택가액과 정상적인 주택가격 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뺀 금액을 초과이익으로 산정하고, 이에 따라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후 재초환은 부동산시장 상황 등에 따라 한동안 실제 부과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2012년 12월 18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재건축사업에 대해서는 부담금 부과가 유예됐다. 이후 제도가 다시 적용되는 가운데 2019년 헌법재판소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초환 운영 방안 합리적으로 도출돼야”
현재 국회에는 재초환 폐지·감면 법안 3개가 제출돼 있으며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는 폐지·개정 청원도 회부돼 있다.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현행 제도로는 재건축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폐지 또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합리적인 운영 방안이 도출될 필요가 있다”며 “재건축사업 추진 현황과 재건축부담금 부과 현황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재초환이 도입 이후 유예와 재시행을 반복하면서 사업장별 부담금 규모와 적용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제도의 존치 여부와 구체적인 운영 방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부담금 부과가 본격화할 경우 제도 개편 논쟁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도심 주택 공급을 늘리면서 공공과 민간의 이익을 균형 있게 조율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국회에서 제도 폐지 법안이 논의될 경우 합리적인 운영 방안이 도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 서초구 재건축 아파트의 조합원은 “재초환은 실제로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재건축으로 이익을 얻었다는 가정 하에 부과하는 세금”이라며 “실제 이익이 실현되면 양도소득세를 통해 과세하기 때문에 이중 과세 성격이 있다”고 폐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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