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직 검사 주선 비용·감찰부 지급 비용 등
무혐의 나왔는데도 사기 이어가…25억 사기
형사 재판서는 징역 7년·25억원 추징 확정
민사 재판서 “25억원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그룹 신화 멤버 이민우 씨를 상대로 25억원을 뜯어낸 방송작가가 이씨에게 해당 금액을 그대로 손해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해당 작가 A씨는 이씨가 과거 성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검사에게 청탁해 무혐의를 받게 해주겠다”며 25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이미 지난해 7월, 징역 7년과 25억원 추징이 확정된 상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5부(부장 박정기)는 이씨가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지난 7월말 이씨 측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가 이씨에게 24억5559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해당 금액은 관련 형사재판에서 최종 인정된 A씨의 사기 금액이다.
시간은 지난 2019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씨는 술집에서 20대 여성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혐의가 인정된다며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A씨는 이씨 사건이 검찰에 넘겨진 다음 날 이씨에게 “검찰 내부 인맥을 통해 무혐의를 받게 해주겠다”며 2억 5000만원을 뜯어냈다.
범죄의 시작이었다.
이후 A씨는 1년간 갖가지 명목으로 이씨의 돈을 가로챘다. “고위직 검사가 이씨의 사건을 담당하게 만들기 위한 주선 비용이 필요하다”, “검찰 감찰부에서 문제 삼지 않도록 하는 비용이 추가로 필요하다”, “CC(폐쇄회로)TV 영상에 대한 분석을 맡기는 데 비용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식이었다.
A씨의 행각과 별개로 이씨는 2019년 12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A씨는 사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번엔 “해당 내용이 언론에 알려져 돈을 받은 검사들이 곤란하다”, “화가 난 검사들이 무혐의 처분을 번복하려고 한다”, “감찰부 소속 고위직 검사에게 45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가 “돈을 마련할 능력이 없다”고 했지만 A씨는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재벌친구에게 돈을 빌려서 지급할테니 나중에 갚아라”, “재산에 압류가 가해줄 수 있으니 나한테 계좌를 맡겨라”, “명품을 현금화해서 돈을 마련해라”, “검사에게 줄 돈이 모자라니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라”며 돈을 뜯어냈다.
처음부터 거짓말이었다. A씨는 검사에게 부탁해 이씨의 사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이 없었고, 이씨에게 받은 돈을 청탁에 사용할 의사도 없었다. 그렇게 1년간 가로챈 금액이 약 25억원에 달했다.
형사재판 징역 7년·25억 추징 확정 상태…민사재판 25억 배상 판결
형사 재판에서 A씨는 이미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7월, 사기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징역 7년을 확정했다. 동시에 청탁·알선 명목으로 받은 범죄수익 24억 5559만원의 추징을 확정했다.
형사 판결이 확정되자 이씨는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민사 재판을 제기했다. 민사 재판부는 앞선 형사 재판을 근거로 이씨 측 승소로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A씨 측은 “관련 형사판결에 따라 25억원 상당을 추징당하게 됐다”며 “이씨에게 해당 금액을 다시 배상하게 되면 사실상 이중배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은 원고의 청구가 인용되는 경우 이중배상에 해당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며 “그러나 추징금은 범죄로 인해 취득한 재산의 박탈을 목적으로 하는 형사제재로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과 목적과 성질이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추징금을 납부했다고 해서 피해자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소멸하는 것도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A씨가 원고에게 그 손해를 배상하더라도 이중배상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해당 1심 민사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양측 모두 항소해 2심이 서울고법에 계류 중이다.
notstr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