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와 회동 “캐나다와 관계 심화 강력 지지” 에너지·우주 등 협력
트럼프 ‘성조기 지도’엔 “이상한 생각” 캐나다 EU 접근에 美 관세 경고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캐나다에서 불과 19㎞ 떨어진 프랑스 해외영토를 찾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회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의 유럽연합(EU) 밀착 움직임에 고율 관세까지 거론하며 경고한 가운데 프랑스가 캐나다와 유럽의 관계 강화에 공개적으로 힘을 실은 것이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북서 대서양의 프랑스령 생피에르미켈롱에서 카니 총리와 회동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두 나라는 위대하고 독립적인 국가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남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카니 총리가 ‘미래를 위한 동맹’이라고 부른 관계 심화 의제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히 캐나다의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가 유럽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에너지뿐 아니라 어업과 우주, 기후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카니 총리도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이른바 ‘중견국 연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새로운 폭풍에 흔들리고 있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격변, 민주주의 규범의 침식, 우리 주권에 대한 새로운 위협이 그렇다”고 말했다.
두 정상의 회동 장소도 상징적이다. 생피에르미켈롱은 캐나다 동쪽 뉴펀들랜드섬 인근에 있는 8개 섬으로 구성된 프랑스 해외영토다. 캐나다와 불과 19㎞ 떨어져 있지만 프랑스 본토와는 가장 가까운 곳도 3819㎞ 거리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지도 때문에 이곳은 뜻밖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북대서양 인근 국가와 섬들에 성조기를 그려 넣은 지도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이 지도에서는 생피에르미켈롱까지 미국 영토인 것처럼 표시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곳이 프랑스 영토라는 사실은 명백하다”며 “사람들이 이상한 생각이나 말을 한다고 해서 매일 아침 그걸 확인할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길에 생피에르미켈롱을 찾았다. 프랑스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한 것은 2014년 프랑수아 올랑드 당시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이번 방문은 캐나다와 EU가 관계 강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뤄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최근 캐나다에 EU ‘준회원국’ 합류를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견제에 나섰다. 그는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합류 가능성을 두고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하고 내가 그것을 적대적 행위로 간주할 경우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여러 품목에 대해 유럽과의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EU 내부에서도 현행 규정에 없는 ‘준회원국’이라는 구상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카니 총리 역시 지난 17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준회원국이라는 표현 대신 ‘미래를 위한 동맹’을 내세웠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