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수익성 둔화에 AI DC 수요 의문까지

“대형 AI 고객 장기계약이 리레이팅 열쇠”

미래에셋, 목표주가 28만원·매수 의견 유지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지난 6월 5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고깃집에서 열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의 삼겹살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지난 6월 5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고깃집에서 열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의 삼겹살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한때 ‘국민주’로 불리던 네이버의 주가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내세우며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채울 고객 수요가 실제로 얼마나 확보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대형 고객과의 장기 계약이 공개돼 AI DC 사업의 ‘수요 가시성’이 확인되는 시점이 주가 재평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주가는 지난 16일 기준 20만1500원으로, 최근 1개월간 11.6% 하락했다. 12개월 수익률도 -14.3%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대비 상대수익률은 -56.0%에 달한다. 최근 1년 새 28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20만원 선마저 무너졌다. 18일 네이버 정규장 종가는 19만7700원을 기록했다.

증권가가 꼽는 주가 부진의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기존 사업의 수익성 둔화와 플랫폼 트래픽·광고 성장률 둔화에 더해, 네이버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AI DC 사업의 수요가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적 흐름도 녹록지 않다.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의 올해 영업이익을 2조1700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2조2080억원보다 1.7% 줄어든 수치다. 매출은 늘지만 비용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8.3%에서 올해 15.7%로 낮아질 전망이다.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9%, 8.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네이버가 돌파구로 내세운 것이 AI DC 사업이다. AI 연산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데이터센터에 대규모로 갖춰 놓고,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빌려주는 서비스형 GPU(GPUaaS) 사업이 중심이다.

막대한 GPU 구매 비용은 외부 자금으로 충당한다. 외부 투자자의 돈으로 별도의 특수목적법인(SPV)을 세워 GPU와 설비를 사들이고, 네이버가 이를 빌려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 부담을 덜고 고객 확보와 운영에 집중할 수 있다.

일단 시장 환경은 우호적이다. AI가 스스로 판단해 여러 작업을 처리하는 에이전틱 AI가 확산하면서 AI 연산 수요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문제는 공격적인 증설 계획을 뒷받침할 ‘확정 수요’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형 클라우드 기업,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는 자체 GPU 인프라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오픈AI나 앤트로픽 등 최첨단 AI 모델을 개발하는 이른바 프론티어랩의 컴퓨팅 수요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사업 확대의 핵심으로 꼽힌다.

시장의 눈은 앞서 네이버가 언급한 ‘200MW급 글로벌 고객’에 쏠리고 있다. 네이버는 초기 단계에서 200MW 이상의 용량을 요구하는 잠재 고객이 존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네이버 주가가 다시 평가받기 위해서는 커지는 시장 자체보다 네이버가 그 수요를 실제 계약으로 얼마나 확보하느냐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기존 광고·플랫폼 사업의 성장 둔화는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렵지만, 대형 AI 고객과의 계약은 AI DC 사업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비교적 빠르게 걷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8만원을 유지했다. 2027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15배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가운데, 대형 테넌트 계약 공개가 향후 주가 방향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AI DC 사업의 수요 가시성은 대형 테넌트 계약 공개 시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며 “네이버가 언급한 200MW 규모 글로벌 고객과의 협의가 실제 장기 계약으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증설 계획의 가시성을 판단할 주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인 실적의 핵심은 프론티어랩을 중심으로 GW급 용량을 뒷받침할 장기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가운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이 용이한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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