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경유 가격에 대해 4년 넘게 지속된 러·우 전쟁의 영향이라 지목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에너지 시설을 타격하지 않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에너지 목표물을 타격하지 않는 데 동의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하기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디젤(경유) 가격 상승은 이란이 아니라 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일랜드 방문 중에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인해 경유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경유 시설을 공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도 “(경유 부족은) 중동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전쟁)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 게시글에서 이란과의 합의에 대한 언급도 재차 했다. 그는 “실패해가는 나라 이란은 신속히, 그리고 절박하게 합의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이란과) 협상에 나설지 말지 내가 결정할 것”이라고 게시했다. 이어 “협상에 나선다는 구상 자체에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경유 가격은 미국에서 특히 서민 물가와 직결된 지표다. 최근 미국 내 경유 가격도 세계 흐름대로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며,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의 영향을 부인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난이 심화한 것을 주요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경유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의 정유시설이 큰 타격을 입은 것도 경유가 급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장바구니 물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윳값 상승이 자신이 벌인 이란전 때문이 아닌 이미 있었던 러·우전 때문이라 강조하며, 책임론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이란이 미국과의 합의를 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놔, 국제유가가 조만간 안정될 것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유가는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가 브렌트유는 105달러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01달러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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