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기둥 물리학적으로 사고땐 국가적 치욕

왕조 유지, 우민화 필요한 나라들에서 경쟁

우리는 분단전 나라상징 북한측에 보여줄 필요

화천 60m 높이 국기게양대 등장, 국기게양식 거행
화천 60m 높이 국기게양대 등장, 국기게양식 거행
화천 60m 높이 국기게양대 등장, 14일 국기게양식 거행
화천 60m 높이 국기게양대 등장, 14일 국기게양식 거행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화천에 60m 높이 국기게양대가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등장해 14일 태극기 게양식을 거행했다.

국내에선 파주에 99.8m짜리 국기게양대가 있고, 철원 백마고지엔 50m짜리가 있다. 백마고지 국기를 다른 기념물, 동반자와 함께 촬영해보려해도 쉽지 않은 높이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에 100m짜리 국기게양대를 세우겠다고 2년전부터 공언했으나, 아직 가시적 움직임은 없다.

타워 높이, 케이블카·다리 길이는 국가 간 경쟁이 좀 있다. 하지만 하나의 기둥에 의존하면서 맨꼭대기 가느다란 지점 끝 대형 플래그가 거센 바람의 저항을 전면적으로 받을 수 밖에 없는 국기게양대 높이를가지고는 좀 처럼 경쟁하지 않는다.

만의 하나 국기가 찢기거나 바람에 날아가는 일, 기둥이 꺾이는 일 등 사고라도 나면, 세상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국가적 수치이기 때문이다. 물리학적으로 높이 더 높이 세우려 욕심을 부리는 것은 만용에 가깝다.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등 선진국 또는 강대국에서도 가장 높아봐야 50~70m 수준이다.

100m 이상 국기게양대를 가진 나라는 안타깝게도 대부분 권위주의적 정치체제를 갖고 있다.

사우드 왕조가 100~200년 전 쯤 다른 왕조를 물리적으로 제압하고 사우디아라비아라는 이름으로 정치체제를 꾸려가고 있는 아라비아반도 홍해 해안 제다엔 무려 171m 국기게양대가 있다. 제다의 웬만한 도로에서 어렵지 않게 보인다. 높이가 저러니 밑동의 직경은 중·대형 건물 만 하다.

돌궐(투르크)의 후예, 투르크메니스탄 아시하바드에는 133m 높이의 게양대가 있다. 같은 투르크 계열인 그 옆나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도 105m 짜리가 있다. 카타르 도하에 있는 것이 102m로 그 뒤를 잇는다.

우리는 말레이시아에 여행가면 수도인 쿠알라름푸르 메르데카 광장 부터 둘러본다. ‘차범근 슛, 아르무감 선방’ 축구중계가 떠오르는 그 메르데카컵 대회 이름 진원지이다. 이곳엔 독립을 기념해 지은 국기게양대가 있는데, 끝없이 하늘로 치솟은 것 같지만 100m에 그친다. 북한 평양 인공기게양대도 100m이다.

중국, 인도 등 인구 거대국가가 욕심을 부릴 것 같지만, 그냥 서방 선진국 최고 높이 수준인 70~80m이다.

접경지인 파주, 철원, 화천에서 높은 국기게양대를 갖는 것은 일리 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분단 국가이기에 비록 선진국이지만 높은 국기게양대가 필요해 보인다.

북한 동포에게 지속적으로 분단 이전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던 태극기의 이미지를 심어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특수 목적이 아닌데, 서울 광화문 100m 국기게양대는 어색한 감이 없지 않다. 선진국 중에서도 우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우리의 민도가 우민화정책을 써야만 하는 나라와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