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경기 파주시 카페 냉동창고에서 여성을 숨지게 한 30대 사장이 10억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피의자 A 씨는 지인을 통해 이른바 ‘상품권깡’을 알게 된 뒤 지난 7월 서울의 한 업체에서 액면가 기준 500억원어치 상품권을 인쇄했다. 지난달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 앞마당에 30여㎡ 규모 냉동창고를 설치한 뒤 이 상품권을 넣어뒀다.
상품권깡은 상품권을 대량으로 사고팔아 현금화하거나 자금을 세탁하는 방식이다. 통상 여러 단계의 브로커를 거쳐 현금으로 은밀하게 이뤄진다. A 씨는 이렇게 마련한 상품권을 구매자에게 팔아 한꺼번에 거액의 현금을 손에 쥐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A 씨가 준비한 상품권에는 ‘촬영용’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가짜임이 금방 드러났을 가능성이 크다. A 씨가 범행 후 도주나 잠적을 준비한 정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A 씨는 인쇄업체에 영화 촬영에 쓸 것이니 백화점 상품권과 비슷하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50만원권 뒷면에 ‘촬영용’ 문구가 있었지만 띠지에 가려진 상태였다.
피해자 B 씨는 여러 단계의 브로커를 거쳐 이 거래에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할은 상품권 감정이었던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됐다. 경찰은 B 씨를 카페로 데려온 남성 C 씨를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입건했다.
A 씨는 범행 전 B 씨에게 휴대전화를 차량에 두고 내리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이후에는 B 씨의 휴대전화 전원을 끈 뒤 따로 보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처음부터 B 씨의 외부 소통을 차단할 계획이 있었는지 등 계획범죄 가능성과 은폐 정황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A 씨는 실종 수사에 나선 경찰에 두 차례 허위 행적을 알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4일 오전 2시 40분과 3시 46분께 실종 수사관과 통화하면서 B 씨의 행적을 묻는 말에 만난 뒤 이미 떠났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B 씨가 상품권이 가짜임을 알아채자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B 씨를 가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카페를 드나들고, 인공지능(AI)에 ‘사람을 냉동창고에 넣으면 어떻게 되는지’ 질문한 점 등을 근거로 의도성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범행 직후부터 동기 등에 대해 여러 차례 말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B 씨를 서울에서 파주까지 태워준 브로커이자 지인 C 씨 등 관련자들을 상대로 살인 공범 또는 상품권 관련 공범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A 씨에게는 피유인자 살해와 유가증권 위조·행사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 송치는 오는 14일로 예정됐다.
dbsdn1110@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