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문산읍 한 카페 주차장에 놓인 흰색 냉동 컨테이너 모습. 지난 4일 이곳에서 6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뉴시스]
경기 파주시 문산읍 한 카페 주차장에 놓인 흰색 냉동 컨테이너 모습. 지난 4일 이곳에서 6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뉴시스]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경기 파주시 카페 냉동창고에서 여성을 숨지게 한 30대 사장이 10억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피의자 A 씨는 지인을 통해 이른바 ‘상품권깡’을 알게 된 뒤 지난 7월 서울의 한 업체에서 액면가 기준 500억원어치 상품권을 인쇄했다. 지난달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 앞마당에 30여㎡ 규모 냉동창고를 설치한 뒤 이 상품권을 넣어뒀다.

상품권깡은 상품권을 대량으로 사고팔아 현금화하거나 자금을 세탁하는 방식이다. 통상 여러 단계의 브로커를 거쳐 현금으로 은밀하게 이뤄진다. A 씨는 이렇게 마련한 상품권을 구매자에게 팔아 한꺼번에 거액의 현금을 손에 쥐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A 씨가 준비한 상품권에는 ‘촬영용’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가짜임이 금방 드러났을 가능성이 크다. A 씨가 범행 후 도주나 잠적을 준비한 정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A 씨는 인쇄업체에 영화 촬영에 쓸 것이니 백화점 상품권과 비슷하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50만원권 뒷면에 ‘촬영용’ 문구가 있었지만 띠지에 가려진 상태였다.

피해자 B 씨는 여러 단계의 브로커를 거쳐 이 거래에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할은 상품권 감정이었던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됐다. 경찰은 B 씨를 카페로 데려온 남성 C 씨를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입건했다.

지난 3일 오전 11시 59분 범행 이후 피의자가 카페를 나가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지난 4일 경기 파주의 해당 카페 냉동 창고 안에서 6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 [뉴시스]
지난 3일 오전 11시 59분 범행 이후 피의자가 카페를 나가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지난 4일 경기 파주의 해당 카페 냉동 창고 안에서 6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 [뉴시스]

A 씨는 범행 전 B 씨에게 휴대전화를 차량에 두고 내리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이후에는 B 씨의 휴대전화 전원을 끈 뒤 따로 보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처음부터 B 씨의 외부 소통을 차단할 계획이 있었는지 등 계획범죄 가능성과 은폐 정황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A 씨는 실종 수사에 나선 경찰에 두 차례 허위 행적을 알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4일 오전 2시 40분과 3시 46분께 실종 수사관과 통화하면서 B 씨의 행적을 묻는 말에 만난 뒤 이미 떠났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B 씨가 상품권이 가짜임을 알아채자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B 씨를 가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카페를 드나들고, 인공지능(AI)에 ‘사람을 냉동창고에 넣으면 어떻게 되는지’ 질문한 점 등을 근거로 의도성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범행 직후부터 동기 등에 대해 여러 차례 말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B 씨를 서울에서 파주까지 태워준 브로커이자 지인 C 씨 등 관련자들을 상대로 살인 공범 또는 상품권 관련 공범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A 씨에게는 피유인자 살해와 유가증권 위조·행사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 송치는 오는 14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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