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27일 새벽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내 투자자들이 엔비디아를 순매도하며 AI주 투자에 신중한 모습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7%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막대한 투자금에 높아진 실적 눈높이까지 겹쳤다. 이번 실적에서 AI 투자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확인되는지, 잭슨홀 미팅 이후 금리가 어디로 움직이는지가 향후 AI주 투자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를 약 3조6400억원 순매도했다.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인 SOXL는 약 10조4900억원, 팔란티어는 약 6조6600억원, MS는 약 5조1600억원 규모로 같은 기간 줄줄이 순매도다. 고수익을 노린 레버리지 상품과 개별 AI·기술주에서 한발 물러나는 모습이다.
개별 기술주를 약한 투심 위축은 개인 투자자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추이에서도 드러난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개인 순매수 1위는 지수형 상품인 ‘TIGER 미국S&P500’(1462억원)이다. 높은 미국 국채금리로 성장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가운데 개별 AI주에 직접 베팅하기보다 S&P500·나스닥100 등 대표지수에 분산 투자하는 모습이다.
개별 AI주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은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달라진 눈높이를 보여준다. 이제는 실적 자체보다 지금의 성장세를 얼마나 더 이어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알파벳과 MS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AI 투자 확대에 따른 자본지출 부담이 부각되면서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하락했다. 엔비디아 역시 이번 실적에서 얼마나 벌었는지만큼이나, 앞으로도 AI 투자가 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엔비디아가 GPU를 공급하는 오픈AI의 AI 인프라 투자까지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픈AI 데이터센터 구축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투자와 보증에 나서면서다. 엔비디아의 자금 지원이 다시 오픈AI의 AI 투자와 GPU 수요를 늘리는 ‘순환적 자금조달’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결국 지금의 GPU 수요가 실제 AI 서비스에서 나온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번 엔비디아 실적과 잭슨홀 미팅은 시장이 이런 의문에 답을 찾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늘어난 투자만큼 이익을 내고 있는지, 연준이 금리 인하에 어떤 신호를 내놓는지를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최근 4개 분기 지분투자 규모는 669억달러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 규모인 470억달러를 웃돌았다.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이번 실적에서 이익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실제로 나타나는지가 중요하다.
실적만큼 주목해야 할 것은 금리 방향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고점을 넘지 않고 안정된다면 AI 투자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밸류체인·인프라 관련주에 관심이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금리가 최근 고점을 넘어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대규모 성장 투자보다 주주환원과 자본 효율성이 높은 기업으로 투자 관심이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잭슨홀 미팅 이후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고점을 넘지 않는다면 AI 밸류체인이나 인프라 관련 기업을 볼 수 있다”며 “만약 금리가 최근 고점을 넘어 상승한다면 성장을 위해 투자하는 기업보다는 주주환원을 통해 재무레버리지를 높이고 자기자본이익률(ROE·자기자본으로 얼마나 이익을 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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