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ETF에 일주일새 1.3조 유입
국내주식 ETF 3446억의 세 배 달해
미국 대표지수 ETF로 자금 쏠림 확산
국내 투자 한정한 ISA 개편안도 한몫
“세제 혜택만으로 자금 유입 어려워”
최근 들어 국내보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국내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최근 일주일간 국내 주식형 상품보다 해외주식형 상품에 3배 가량 더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횡보하면서 연초 이후 국내주식형에 쏠렸던 자금 흐름이 해외를 향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며 국내 증시로 자금을 유도하는 ‘생산적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도입을 추진했지만, 정작 개편안이 발표된 후 해외주식형 상품에 더 많은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인위적으로 해외 투자를 차단하는 식의 제도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해외주식형 ETF 순자금유입액은 국내주식형의 3배에 달했다. 해외주식형 ETF에는 1조266억원, 국내주식형 ETF에는 3446억원이 순유입됐다.
이는 연초 이후 흐름이 뒤바뀐 것이다. 올들어 국내주식형 ETF의 순자금유입 규모는 4조9026억원으로, 해외주식형(2조5593억원)의 1.9배다. 국내 증시 활황으로 국내 주식형 상품에 대거 투자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9000피까지 올랐던 코스피가 6000포인트대에서 횡보하는 등 시장이 급락하면서 이달 들어 단기 자금흐름까지 역전됐다.
ETF 투자자금은 미국 대표 지수형 상품으로 향하고 있다. 국내 상장 ETF가운데 최근 일주일 순유입액이 가장 많은 상품은 미국 대표지수형 상품인 KODEX 미국나스닥100(3034억원)이다. 이밖에 TIGER 미국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에 각각 2782억원, 2037억원이 유입됐다.
해외 투자 심리 확산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ISA 개편안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기존 ISA에서 주요 투자 상품군 중 하나가 해외주식형 ETF였다. ISA에서는 해외 개별주식이나 해외 증시에 상장된 ETF를 직접 매수할 수 없어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주식형 ETF를 활용해왔다.
기존 ISA의 절세 혜택을 활용하면서 해외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상장 해외 ETF가 주요 투자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정부는 3일 생산적 ISA 도입 과정에서 기존 ISA 혜택을 축소한다고 예고했고, 투자 대상을 국내 자산으로 한정했다. 생산적 ISA에서는 국내주식과 주식형 ETF, 국민성장펀드 등에 투자할 경우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대신 국내 상장 해외주식형 ETF 투자를 제한한다.
하지만 최근 ETF 투자 현황에서 보듯 해외 투자 심리는 오히려 최근 확대되는 추세이다. 금융투자협회 ISA 다모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 상장 해외 ETF의 운용자산은 전체 ISA의 약 23% 수준에 달했다.
이는 국내주식 운용자산 비중(약 22%)과 맞먹는 규모다. 오히려 해외 ETF 운용자산이 국내주식보다 500억원 소폭 앞선다.
업계에서는 세제 혜택의 방향을 바꾸는 것만으로 투자자의 자산 배분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목적은 명확하나 자금은 투자 매력도를 따라 움직인다”며 “단순 세제 혜택만으로는 장기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가 횡보를 거듭하고 있는만큼 해외주식형 ETF 수요는 당분간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자산에서 이탈한 자금 일부가 해외자산으로 유입된 양상”이라며 “8월 들어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세 행진을 보이면서 해외 주식 중심으로 해외자산 ETF에 대한 투자 수요가 확장했다”고 분석했다. 김유진 기자
kace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