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시장 진출…9월 목표 TF 가동
은행 대출 문턱에 막힌 실수요 흡수
은행 총량한도 소진에 2금융권으로
DSR적용에도 심사·조건 상대적 유연
NH농협캐피탈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가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시장에 진출한다.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담보대출은 취급해 왔지만, 일반 가계를 겨냥한 주담대 상품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캐피탈은 9월 출시를 목표로 개인(가계) 주담대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 내부에 ‘주담대 상품 개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상품 설계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업은 농협캐피탈이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운영하는 ‘신사업 활성화셀’에서 발굴됐다. 농협캐피탈은 개발 작업을 마무리한 뒤 9월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농협캐피탈의 진입으로 캐피탈업계의 주담대 상품군도 한층 다양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캐피탈업계에서 가계 주담대를 취급한 곳은 사실상 현대캐피탈이 유일했다. 여기에 자산 규모 상위권인 농협캐피탈이 가세하면서 은행 중심으로 형성된 주담대 시장에서 제2금융권의 선택지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품 출시를 은행권에서 소화하지 못한 주담대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보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은행권의 대출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78조9791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183억원 늘며 두 달 연속 4조원대 순증세를 이어갔다.
증가세를 주도한 것은 주담대였다. 같은 기간 주담대 잔액은 617조9411억원으로, 한 달 새 2조7955억원 늘어 전체 가계대출 순증액의 69.6%를 차지했다. 월간 증가 폭으로는 지난해 8월(3조7011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문제는 은행권에 이 같은 증가세를 감당할 여력이 거의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같은 시점 기준 연초에 설정한 가계대출 총량 목표에 여유가 남은 은행은 5곳 중 2곳뿐이었다. 두 은행의 잔여 한도를 합쳐도 4000억원에 못 미쳤고, 나머지 3곳은 이미 목표치를 넘어섰다. 가계대출이 매달 4조원씩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은행권의 추가 취급 여력은 사실상 소진된 셈이다.
캐피탈사 역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받지만, 은행보다 심사 문턱과 취급 조건이 상대적으로 유연해 은행에서 밀려난 실수요자를 끌어올 여지가 있다. 농협캐피탈이 이 시점에 가계 주담대에 진입하는 것도 이런 시장 환경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요 이동은 이미 수치로 확인된다. 지난달 21일 금융감독원이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캐피탈사 중 유일하게 가계 주택자금대출을 취급하는 현대캐피탈의 6월 말 기준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843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1월 말(577억1700만원)과 비교하면 5개월 만에 46.1% 늘었다.
자금이 급한 차주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도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본지 7월 22일자 8면 참조>
아울러 지주 계열 캐피탈사의 주담대 출시에는 그룹 내에서 주담대 수요를 흡수하려는 전략적 포석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 창구에서 한도나 심사 문턱에 막혀 발길을 돌린 차주를 같은 그룹 계열 캐피탈사가 받아내면, 이탈 고객을 그룹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가계대출 여력이 좁아진 만큼 지주 계열 캐피탈사가 대출 절벽에 놓인 수요자의 주담대 수요를 받아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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