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2030 여성의 피임 실천율이 최근 3년 사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효과가 입증된 현대적 피임법을 사용하는 비율은 여전히 40%에 못 미쳐 피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교육과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건복지포럼’ 2026년 7월호에 실린 ‘한국 여성의 피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지난 1년간 성관계 경험이 있는 19~39세 여성 가운데 ‘항상 피임했다’고 답한 비율은 62.0%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52.2%보다 9.8%p 상승한 수치다.
청소년의 피임 실천율도 2022년 54.6%에서 67.3%로 크게 올랐다. 반면 40~64세 중장년층은 26.2%, 65세 이상은 3.6%에 그쳐 연령대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중장년의 65.1%, 노인의 94.6%는 피임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피임을 하지 않거나 가끔만 하는 이유도 연령별로 달랐다. 중복 응답 기준으로 초기 성인은 ‘임신이 쉽게 될 것 같지 않아서’(42.1%), ‘임신을 원해서’(40.6%), ‘피임 도구 사용이 불편해서’(36.5%)를 주요 이유로 꼽았다. 반면 ‘완경이나 난임으로 피임이 필요 없어서’(63.4%), ‘임신이 쉽게 될 것 같지 않아서’(37.2%)라고 답한 비중이 높았다. 청소년은 ‘상대방이 피임 도구를 준비하지 못해서’라는 답변이 76.5%에 달해 피임 준비를 상대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사용하는 피임 방법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청소년과 초기 성인은 경구피임약과 사후피임약 사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중장년층은 자궁내 피임장치(IUD)와 반영구 피임술 비중이 높았다. 파트너의 피임 방법으로는 모든 연령대에서 콘돔 사용이 가장 많았으며, 중장년층에서는 남성 반영구 피임술(정관수술) 비율이 16%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게 조사됐다.
다만 효과성이 검증된 현대적 피임법을 사용하는 비율은 여전히 낮았다. 월경주기법이나 질외사정 등을 제외하고 현대적 피임을 실천하는 비율은 2025년 전 연령대에서 37~38% 수준으로, 2022년보다 상승했지만 피임 실천율이 늘어난 것에 비해 40% 미만에 머물러 피임의 빈도와 효과 사이의 간극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피임 결정 과정에서는 여성의 주도성이 강화되는 흐름이 확인됐다. ‘나와 파트너가 함께 결정한다’는 응답이 전 연령대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했으나, ‘내가 주로 결정한다’는 응답 비율도 2022년 대비 모든 연령층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초기 성인의 경우 자신이 결정한다는 비율이 2022년 26.4%에서 2025년 34.1%로 늘었고, 중장년도 17.1%에서 34.4%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원하는 피임법을 사용하지 못한 경험은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였으나, 청소년의 경우 콘돔 사용을 원했음에도 사용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22.7%에서 34.6%로 오히려 증가해 성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많은 여성이 피임을 단순히 임신 예방 수단으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과제로 지적했다. 피임은 임신 예방뿐 아니라 성매개감염 예방과 성 건강 관리까지 포함하는 개념인 만큼,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올바른 정보 제공과 정책적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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