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도 버티기 어렵다” 응답도
은행 중기 대출 연체율 1.0%, 2015년 이후 최고 수준
경기 침체 장기화에 상환 여력 한계…상생 금융 요구도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5곳 중 1곳이 최근 1년간 원리금 상환 과정에서 연체 위기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4곳 중 1곳은 현재 채무 부담이 버겁다고 호소했고, 일부는 “6개월도 버티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출 연체 위기 겪는 중소기업들
28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대출을 보유한 500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비용 부담 실태조사’ 결과, 최근 1년간 실제 원리금을 연체한 기업은 1.8%였지만 ‘연체는 하지 않았지만 상환 위기를 겪었다’라는 응답은 20%에 달했다. 중소기업 5곳 중 1곳이 상환 과정에서 위기를 경험한 셈이다.
현재 채무 부담이 ‘부담된다’라고 응답한 기업도 26.4%에 달했다. 특히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채무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 부담을 느낀다고 답한 소기업·소상공인은 28.1%로 중기업(21.1%)보다 7%포인트 높았다. 연 매출 15억원 이하 기업의 경우 채무 부담을 호소한 비율은 28.9%로 가장 높았고, 실제 연체 경험도 3.3%로 조사됐다.
기업들의 생존 여력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채무 부담을 느끼는 기업 가운데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1년 미만만 버틸 수 있다고 답한 기업은 23.5%였다. 이 가운데 6개월도 버티기 어렵다는 응답은 6.8%에 달했다. 특히 소기업·소상공인은 1년 미만 응답이 27.4%로 중기업(7.7%)보다 약 4배 높아 영세 기업일수록 경영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 부담을 키운 가장 큰 요인은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악화(67.4%)였다. 이어 높은 대출금리(37.9%), 원부자재 가격 상승(34.8%), 인건비 상승(25%) 순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으로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금융비용 부담까지 커지면서 상환 여력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투자와 인건비를 줄이며 버티고 있었다. 채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응으로는 ‘투자·인건비 축소 등 자체 비용 절감’이 58.3%로 가장 많았다. 반면 22%는 별다른 대응 방안이 없다고 답했다. 소기업·소상공인의 경우 대응 방안이 없다는 응답은 25.5%로 중기업(7.7%)의 3배를 웃돌았고, 연 매출 15억원 이하 기업에서는 31%에 달했다.
은행권 중기 연체율도 상승세
이 같은 현실은 금융권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공개한 국내 은행 전체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지난 5월 말 기준 1%로 2015년 5월(1.11%)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월 말(0.9%)과 비교하면 0.1%포인트 상승했다.
세부적으로는 중소법인 대출 연체율이 1.11%로 전월보다 0.13%포인트 상승했고,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0.84%로 0.06%포인트 올라 중소기업 전반의 건전성 악화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올해 2분기 기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평균은 0.55%로, 2017년 1분기(0.5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0.75%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0.59%), 신한은행(0.49%), KB국민은행(0.37%) 순이었다.
은행권이 회수를 사실상 포기한 대출채권도 빠르게 늘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말 추정손실은 2조9911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했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기업들의 상환 능력 악화가 금융권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들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민경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채무 부담의 가장 큰 원인이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악화인 만큼 하반기 내수 회복과 경기 부양을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상환 여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책금융 확대와 금융권의 만기 연장, 상환 유예 등 상생 금융도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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