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쉽게 점령 가능…이란 석유 원해”
“이란과 협상 잘돼…조기합의” 양면전술
“이란, 30일 유조선 20척 통과 허용키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직·간접적인 협상이 매우 잘되고 있다며 “꽤 조기에”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 공언했다. 한편으로는 ‘화전양면전략’으로 이란의 석유를 확보하고 싶다는 야욕을 내비치며, 이란의 석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을 점령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란의 석유를 가져오는 것을 원한다”며 “미국 내 일부 멍청한 사람들은 ‘왜 그런 일을 하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멍청한 사람들”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베네수엘라 모델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1월 베네수엘라의 철권통치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협의해 베네수엘라의 석유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과의 협력을 명목으로 석유 이권을 챙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석유 수출의 대부분이 이뤄지는 하르그섬을 점령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하르그섬을 점령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많은 선택지를 갖고 있다”며 “다만 그렇게 된다면 일정 기간 그곳에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란)은 아무런 (하르그섬) 방어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매우 쉽게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상전 카드를 계속 염두에 두며, 중동 지역에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동 내 미군 규모가 5만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중동 미군 기지에 주둔하던 기존 병력에 더해 최근 미국 본토와 일본에 있던 주일미군 등 추가로 증파한 인원까지 합친 수치다. 그러나 하르그섬 공격은 미군 사상자를 늘리고 전쟁 비용과 기간을 확대할 수 있어, 위험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도 파키스탄을 통한 미·이란 간 간접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말을 보낸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복귀하는 전용기 기내에서 취재진에 “이란과 협상을 극도로 잘하고 있다”며 “꽤 조기에”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0일 오전부터 대형 유조선 20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이란이 허용하기로 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새로운 시한으로 제시한 4월 6일까지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에너지 부문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약 3000개의 목표물이 남아 있다. 우리는 1만3000개의 목표물을 폭격했고, 아직 수천 개가 더 남아 있다”며 “합의는 상당히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채널14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이미 확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해협을 “트럼프 해협”이라고 부르며 통제권 확보가 “이미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