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전체 수출액 중 상위 10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인 40%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 중 상위 5대 그룹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대기업을 직장으로 가장 선호한다는 청소년·청년은 28.7%로 역대 가장 많았다. 수출과 투자는 물론이고, 청년들의 꿈마저 ‘대기업 쏠림’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분기당 역대 최고 수출액’ ‘코스피 지수 기록행진’의 화려함 이면에서 우리 경제와 사회에 울리는 경고음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 돈과 인재가 모두 대기업에 몰리는 추세가 강화되면 산업·경제 구조의 양극화 뿐 아니라 고용·소득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3분기 수출액은 1850억달러로 1년 전보다 6.5%가 늘어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이중 상위 10개 기업의 비중을 뜻하는 무역집중도는 1년 전보다 2.6%포인트 증가한 40.0%였다. 수출을 이끈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시총도 키웠지만 ‘대형주 쏠림’도 심화시켰다. 11일 리더스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코넥스를 포함한 전체 시총은 올해 1월 2일 2310조9938억원에서 11월 3일 3963조1134억원으로 71.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상위 5대 그룹(삼성·SK·현대차·LG·HD현대) 비중은 같은 기간 45.9%에서 52.2%로 상승했다.

젊은이들은 더 어릴수록 대기업을 지향했다. 국가데이터처가 11일 공개한 ‘2025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을 최선호 직장을 꼽은 13~34세 응답자는 직전 조사(2023년)의 27.4%에서 1.3%포인트나 증가했다. 특히 13~18세 34.8%, 19~24세 31.3% 등 연령대가 낮을수록 대기업을 ‘1순위’로 꼽은 비중이 높았다. 반면 국가기관은 15.8%로 조사 시작(2006년) 이후 가장 낮았다. 자영업(창업·12.6%), 전문직기업(7.6%), 벤처기업(1.7%) 선호도는 직전 조사 대비 더 줄었다.

‘대기업 쏠림’이 심화되면 결국 혁신과 도전의 동력도 잃을 수 밖에 없다. 젊은이들의 모험적인 창업과 중소·중견기업의 도약의 동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올라갈 때마다 94개에서 343개에 이르는 차등 규제를 단계별로 적용받는데, 당장 이를 합리화해야 한다. 또 청년들의 창업과 중소·중견기업의 연구개발 지원에 과감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정년연장에 대한 최근 연구는 중소·중견 기업 부담을 늘리고 청년 고용을 위축시키며 대기업 쏠림과 노동시장 이중 구조를 강화시킨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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