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급식 .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로이터]
인도 급식 .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인도의 한 학교에서 뱀이 빠졌던 급식을 먹은 학생 100여명이 집단 식중독에 걸린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들은 학교 측 강요로 먹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관련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비즈니스 스탠다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비하르주 모카마 블록 메카라 마을에 있는 업크라밋 마디아 비디얄라야 공립학교에서 100여명의 학생이 점심 급식을 먹은 후 어지럼증과 구토 증상을 보이며 고통을 호소했다.

지역 주민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식사 준비 중 뱀 한 마리가 실수로 조리 용기에 빠졌다. 하지만 요리사는 이를 제거한 후 약 500명의 학생들에게 음식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 직후 다수의 학생들이 구토를 시작하고 어지럼증을 호소하면서 마을 전체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이중 20여 명의 학생들은 모카마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하지만 의료진은 학생들의 체내에서 독성 물질 등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과 마을 주민들은 음식을 거부하는 학생들이 압력을 받고 심지어 위협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생들에게 이상 증세가 나타나자 교사들이 학교 문을 잠그고 달아났다는 증언도 나왔다.

인도 정부 산하 독립 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NHRC)는 이번 사건을 심각한 사안으로 규정하고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NHRC는 “요리사가 죽은 뱀을 꺼낸 음식을 아이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사실로 판명될 경우, 학생들의 인권 침해라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인도의 급식 제도에 대한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이 제도는 아동 기아 문제 해결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의 학교 출석률 향상을 위해 운영돼 왔지만 식품 안전 및 위생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13년에는 비하르주 사란 지역에서 살충제가 든 급식이 제공돼 최소 23명의 학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bb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