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간담회서 쓴소리

“기본적으로 헌재 결정 존중해야

국민 치유·화합 위한 행사 마련”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사진)이 국민을 괴로움에 처하게 한 정치인들이 각성해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진우스님은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산불을 비롯해 국가적·정치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를 지나며 국민과 불자가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치유·평안·화합을 위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사회가 양극단으로 분열된 상황에 대해 진우스님은 “여든 야든 막론하고 정치인들 올 때마다 질책 아닌 질책을 하고 있다. 국민을 너무 불편케 하고, 너무 힘들고 괴롭게 했다”며 “누가 옳다, 그르다의 차원을 넘어서 최종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을 불편하게 한 원죄는 정치인들에게 있다. 무한히 죄송해하고, 무한히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고 했다. 이어 “모든 것을 다 가지려고 하면 안 된다. 최소한 가지려면 반만 가져야 한다. 정치인들이 각성해서 모두 가지려고 하는 마음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12·3 비상계엄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이후까지 이어지고 있는 혼란에 대해 “기본적으로 헌법재판소에서 재판하는 결론을 존중해야 하고, 무조건 따라야 한다”며 “헌법을 따르지 않으면 국가가 형성될 수 없다”고 일갈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에 대해 진우스님은 “같은 종교 지도자이자 수행자로서 정말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한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왕생극락하길 바란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해 상당히 관심을 가지며 애쓰셨고 많이 기도한 걸로 안다. 불교식으로 자비보살이라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조계종은 다음달 5일(음력 4월 8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불교의 달, 마음 평안의 달’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오는 26~27일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연등회가 열려 10만개의 연등 행렬이 서울 도심을 밝힌다. 올해에는 부처님오신날이 어린이날과 같은 날인 만큼, 진우스님과 어린이 참가자들이 행렬의 선두에 서서 행진한다. 진우스님은 “앞으로도 한국불교가 사회와 함께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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