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에 85톤 굴착기 등 첫 공급
UAE, 인니서도 초대형 장비 수주
내달 중동에 건설기계 신제품 공개

HD현대가 중동과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 시장에서 초대형 건설기계를 연이어 수주하고 있다. 초대형 건설기계 가격이 1대당 10억원에 육박하는 만큼 HD현대는 이번 수주로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수요가 꺾인 가운데 HD현대는 인프라 투자가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는 신흥 시장 공략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는 최근 에콰도르에 85톤급 초대형 굴착기(사진)와 대형 휠로더를 공급했다. 2개 제품이 에콰도르에 공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객사는 에콰도르에 위치한 금 광산의 생산량 증대를 위해 HD현대건설기계 초대형 장비를 구입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연초 아랍에미리트(UAE)에 80톤급 굴착기를 최초로 판매한 바 있다. UAE 두바이 물류센터를 통해 신속한 부품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워 수주를 이뤘다.
HD현대의 또 다른 건설기계 계열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는 2월 인도네시아 석탄 광산에 100톤급 굴착기 판매에 성공했다.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에 100톤급 굴착기를 처음 선보인 지 약 5개월만에 이룬 성과다.
HD현대가 수주에 성공한 대형·초대형 건설기계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50톤 이상의 초대형 건설기계 가격은 약 10억원이다. 일반 제품 대비 5배 이상 비싸다.
신흥시장에서의 탄탄한 입지가 초대형 건설기계 수주로 이어졌다. HD현대는 신흥시장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지한 후 딜러망 확보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일부 지역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에콰도르 중형 굴착기 시장에서 점유율 14%를 차지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시장에서 HD현대인프라코어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HD현대는 신흥시장에서의 성과로 안도의 숨을 쉬게 됐다. 코로나 확산세 완화로 2022년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건설기계 수요는 지난해부터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HD현대가 최근 2년간 집중 공략했던 선진시장에서 수요 부진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북미시장의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인프라 건설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은 존재하지만, 건설기계 수요는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신흥시장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 등에서 인프라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건설기계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UAE는 물류, 항공 등 비석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는 국가 주도의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1위 매장량을 기록하고 있는 니켈 등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어 채굴용 장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HD현대는 신흥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다음 달 사우디아라비아, UAE에서 대규모 고객 초청 행사를 개최해 백호로더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흥시장에서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한국 포함)의 올해 목표 매출치는 전년 대비 각각 5%, 8% 늘어난 1조650억원, 1조7471억원이다.
선진시장에서는 차별화한 제품을 앞세워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는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건설기계 전시회 바우마 2025에서 굴착기 신모델을 공개했다. 올해 7월 유럽에 공식 출시할 예정인 굴착기 신모델은 10여개의 스마트 기술이 도입됐다.
한영대 기자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