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독일 제조업 동향과 우리 기업의 협력 기회’ 보고서

독일 국방예산 6년새 2배

車·기계 등 제조업까지 방산업 진출 가속

韓도 부품·소재 공급부터 현지 생산 등 기회

한화에어로, 독일 등 유럽 생산 거점 확대

LIG D&A는 독일 라인메탈과 공동 개발 나서

독일군 훈련장.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EPA=연합]
독일군 훈련장.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EPA=연합]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방산 강국인 독일이 재무장 정책으로 방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지 생산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초과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국내 방산업계도 부품·소재 공급부터 현지 생산, 공동개발까지 유럽 방산 공급망에 진입할 기회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최근 발간한 ‘독일 제조업 동향과 우리 기업의 협력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국방예산은 2020년 530억달러에서 2026년 1080억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독일 최대 방산기업인 라인메탈의 수주잔고도 240억달러에서 800억달러로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라인메탈의 수주잔고는 연매출 기준 약 6년치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급증한 무기체계 조달 수요에 비해 생산능력 확충이 충분하지 않아, 현지 방산업계 전반에서 병목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내에서는 이 같은 방산 초과수요를 겨냥해 기존 제조업체들의 방산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자동차·부품, 기계, 화학, 금속업계는 본업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 분야로 방산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유럽 최대 완성차업체인 폭스바겐은 유휴 공장을 방산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기장비와 전자·광학업계 역시 유럽연합(EU)의 첨단 무기체계 수요를 신규 매출원으로 연결하기 위해 방산 분야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생산능력 부족한 독일…K방산은 현지화로 대응

코트라는 이처럼 독일의 재무장으로 발생하는 방산 초과수요를 국내 기업이 유럽 시장 진입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드론 등 수요가 긴급한 분야의 부품·소재 공급망에 진입하는 한편 대기업의 현지 생산과 기술협력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실제 국내 방산업계는 이미 유럽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해 총 11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추진 중인데, 이 중 6조3000억원은 독일 등 유럽 생산 거점 확보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유럽·중동 등 방산 수요가 커지는 지역에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해 현지 조달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단순 무기 구매보다 현지 생산을 포함한 협력 모델을 선호하는 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를 비롯해 천무 다연장로켓, 레드백 장갑차, 탄약 등 주요 제품군의 현지화 전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LIG D&A는 지난 6월 라인메탈 에어디펜스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유럽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에 첨단 방공 시스템 공급하기 위한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은 6월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 중인 국제 방산전시회 유로사토리 전시장에 마련된 라인메탈 부스에서 이현수 LIG D&A 해외사업부문장(오른쪽)과 올리버 뒤르 라인메탈 에어디펜스 CEO가 업무협약 서명식을 진행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LIG D&A 제공]
LIG D&A는 지난 6월 라인메탈 에어디펜스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유럽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에 첨단 방공 시스템 공급하기 위한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은 6월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 중인 국제 방산전시회 유로사토리 전시장에 마련된 라인메탈 부스에서 이현수 LIG D&A 해외사업부문장(오른쪽)과 올리버 뒤르 라인메탈 에어디펜스 CEO가 업무협약 서명식을 진행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LIG D&A 제공]

기술협력 역시 새로운 진입 경로로 꼽힌다. 특히 드론·대드론·인공지능(AI) 솔루션 등 분야에서는 독일 방산업계의 공동개발 수요가 높아 한국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는 지난 6월 독일 라인메탈 에어디펜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유럽 방공시장 공략에 나섰다. 양사는 유럽 내 합작회사 설립을 논의하는 동시에 공동 개발·생산·판매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LIG D&A의 중·장거리 방공미사일 체계와 라인메탈의 초단거리 방공 역량을 연계하고, 단거리 방공용 신규 미사일 체계도 공동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유럽 내 공급망 구축과 현지화·개발·판매를 동시에 추진하는 형태다.


keg@heraldcorp.com